《나는 왜 괜찮은 척부터 배웠을까》

1부 마음의 출발점 / 5회

by 다정다감 전수현

“너는 참 의젓해”라는 말의 무게





“너는 참 의젓하다.” 이 말은 칭찬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에 담긴 무게를 생각하지 않는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내담자는 어릴 적 가장 자주 들은 말이 바로 이 말이었다고 했다.

동생을 챙기고,

어른의 눈치를 보고,

집안 분위기를 먼저 살폈다.


“의젓하다는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어요.”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은 기대이자 신뢰였고, 동시에 책임이었다.

의젓하다는 말은 울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었다.


울면 안 된다는 뜻에 가까웠다.


힘들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불평보다는 이해를 먼저 해야 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빠르게 어른이 된다.

자기감정보다 상황을 먼저 고려하는 어른으로.


문제는 의젓함이 어른이 된 후에도 그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상담실에서 그는 말했다.

“도움이 필요해도 혼자 해결하려고 해요.”

“의젓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요.”


의젓함은 강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혼자 견디는 법에 대한 훈련이다. 그리고 그 훈련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의젓한 사람일수록 아파도 말하지 않고,

지쳐도 쉬지 못한다.


의젓함이 무너지면 자기 자신도 무너질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내려놓아도 된다.


그 시절의 의젓함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그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까.


이제는 의젓함 대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를

조금씩 배워도 된다.


강해서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알아차림 한 줄


의젓함은 칭찬이었지만, 그 무게는 오래도록 나 혼자 들고 있었다.





다음 주부터는 2부

'번아웃과 몸의 신호'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