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부부 사이, 대화가 막혀버렸어요"
“선생님, 저희는 말만 하면 싸워요.
제가 말하면 남편은 핸드폰만 보고 있고, 답답해서 화내면 ‘잔소리 좀 그만해’라며 문을 닫아버립니다.”
“선생님, 아내랑은 대화가 안 돼요.
무슨 얘기를 꺼내도 결국은 제가 잘못했다고 몰아가니까 차라리 입을 닫게 돼요.”
상담실에서 흔히 만나는 장면이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이제는 말조차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부부의 관계는 얼어붙는다.
많은 부부가 이렇게 말한다.
“우린 대화법을 배워야 해요. 화내지 않고 말하는 방법이 필요해요.”
맞다. 대화 기술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마음의 자리’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또 나를 비난하는 거 아냐?”라는 방어심으로 듣는다면 아무리 올바른 대화법을 사용해도 소용이 없다.
40대 부부 A 씨와 B 씨는 15년 차 결혼 생활 중이었다.
아내는 늘 “가족과 대화하지 않는다”며 남편을 원망했고,
남편은 “대화하면 싸움으로 끝나니 차라리 피한다”고 했다.
상담 과정에서 드러난 건,
둘 다 사실은 서로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 아내: “내가 힘든 걸 알아주면 좋겠어요.”
• 남편: “내가 노력하는 걸 인정해줬으면 해요.”
하지만 서로의 진심은 전달되지 않고, 겉으로는 불평과 침묵만 오갔다.
부부가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 아내는 ‘감정 언어’를 쓴다.
“나 힘들어, 외로워, 당신이 필요해.”
• 남편은 ‘해결 언어’를 쓴다.
“그럼 이렇게 하면 되잖아.”
문제는 감정을 해결책으로만 답하면, 상대방은 “내 마음은 들리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 비난 대신 감정 표현하기
“당신은 늘 자기밖에 몰라!” → “내가 혼자라고 느껴서 외로워.”
• 조언 대신 공감으로 답하기
“그럼 그냥 직장을 옮겨.” → “요즘 회사 때문에 많이 힘들구나.”
• 대화 시간을 정하기
잠들기 전 10분, 하루를 돌아보는 짧은 대화라도 꾸준히 이어가기.
• 말하기보다 듣기 먼저 하기
대화의 70%는 ‘들어주기’로 채워보자.
부부 사이의 대화는 마치 낯선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 같다.
처음엔 서툴고, 오해도 생기지만 상대의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이 쌓일 때, 우리는 다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대화는 ‘잘하는 법’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맞이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 부부 대화는 기술보다 마음의 자리에서 출발한다.
• 서로의 언어(감정 언어 vs 해결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 비난 대신 감정 표현, 조언 대신 공감으로 바꾸어 보자.
• 짧더라도 매일의 대화 시간을 만들어라.
• 듣기가 말보다 더 큰 소통이다.
• “너는 항상 / 절대 ~”
• 금지어: “너는 항상 자기밖에 몰라.”
바꿔 말하기: “당신이 퇴근 후에 대화보다 휴식을 우선할 때, 나는 혼자라고 느껴서 서운해.”
• “그게 뭐가 힘들어? 별일도 아닌데.”
• 금지어: “그건 아무 문제도 아니야.”
바꿔 말하기: “그 상황이 당신에겐 많이 힘들었구나.”
• “그러니까 내가 뭐랬어!” (책망, 예언식 비난)
• 금지어: “봐, 결국 내 말이 맞지?”
바꿔 말하기: “그때 내가 걱정했던 게 이런 결과였구나.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이 이야기해 보자.”
• “당신은 왜 그렇게 해?” (인격 비난)
• 금지어: “당신은 왜 그렇게 무책임해?”
바꿔 말하기: “이번 상황이 나에겐 많이 버거웠어. 당신이 도와주면 큰 힘이 될 것 같아.”
• 침묵·문 닫기 (회피)
• 금지 행동: 대화 중간에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기
바꿔 행동: “지금은 감정이 격해서 대화가 어려워. 30분 뒤에 다시 이야기하자.”
이런 작은 변화만으로도 대화의 온도가 “0도에서 10도” 정도는 따뜻해질 수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관계의 공기를 바꾸기 때문이다.
다음 편 예고:
10편. “이혼, 상처는 어떻게 치유될까요?”
– 가족 해체의 아픔과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