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위기-04(한병철)

효율화를 지향하는 삶과 탈 신비화

by 글씨가안엉망

우연성의 존재인 인간이 유용할 뿐인

그저 존재하다 인간의 목적에 따라 정의되어지는

사물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는 지금의 시대를

사르트르의 "구토"의 주인공인 로캉탱의 욕지기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사물에는 이야기가 없다. 그저 존재할 뿐이다."

서사성을 가지려면 시간에 유의미한 과정이

부여되고 이야기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은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서사성이 부여되는 대신

목적성만이 있을 뿐이다. 그 자체로 서사성이 있을 수는 없다.

피동성을 가진 사물이기에 가능할 수 없는 것이다.


사물은 유용되기 이전에는
그 어떠한 가치도 지니지 않는 존재에 불과하다.

서사없는 삶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사건의 연속적 나열에 불과하다.

여기서도 로캉탱을 통하여 다시 설명하고 있었다.

로캉탱은 직업을 포기하고 소설가로서의 길에 들어서며

이야기를 통해 투명해진 정보의 삶에서 벗어나 이야기가 있는

서사의 삶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서사는 환상이 존재하며 순차적이지도 당위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서사가 없는 삶은 적나라하며 사물은 서로 분해되어 존재할 뿐이다.

사건의 나열은 효율화를 지향 할 수 있지만

"이야기는 효율화될 수 없는 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야기에는 여유가 필요하다
참을성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정보의 가속화된 소통은 하드웨어의 발달로 초고속통신이 가능하여

정보가 교환될 뿐 이야기로 머무를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서사적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신화속 서사적 이야기에서 살아왔던 우리의 세계를

서사적 이야기가 결핍된 투명사회로 그리고 최종 목적지인

디저털 파놉티콘 으로의 진행을 앞당길 뿐이다.

여기서 신화라 함은 단순 사전적 의미가 아닌 이야기가 있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사물은 존재하나 침묵한다"

사물은 이야기가 아닌 존재로 설명되어지며,

인간의 이야기속의 부수적인 요소로 작용되어진다.


"이야기로서의 언어에서 설명하기 위한 언어로 위축되어간다."
"이야기는 빛과 그림자,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가까운 것과 먼 것의 유희다"

"투명사회는 이러한 빛과 그림자,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가까운 것과 먼것과의 서사가 주는 긴장을 없애버리고

데이터와 정보로 해체하여 수요를 기다리는 피동적인 사물이 되는 것이다. "


우리가 지금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것은

설명되는 언어에서 이야기하는 언어로의 회귀이다.

그러한 것을 통하여 우리는 신화적 이야기를 되찾아야한다.

우리들의 신화를, 우리 아이들의 신화를, 우리 주변의 신화를 되찾아야 한다.


지금의 우리는 끊임없이 나를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며 이야기가 없이

최적화된 삶을 느끼며, 애써 외면하는 공허해진

삶의 의미를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금은 사느냐, 게시하느냐의 시대가 되었다."


이야기가 주는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연결 그리고 때로는 필요한 망각까지

정체성에대한 의존성이 플랫폼의 왕국을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참고문헌 및 인용

(1) 한병철 <서사의 위기 >(다산북스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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