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기 049

스스로 고립시키고 있었을까?

by 글씨가안엉망
화면 캡처 2026-01-07 202829.jpg

휴..하루가 또 어찌어찌 지나고 조용히 책펴고 있다.

물론 휴대폰 불빛에 의지하여.. 익숙하다..왠만한건..

그런데 바뀌기 전 병원 원장님과의 대화가 갑자기 생각나더니

잘 사라지지가 않는다.

오랫동안 상담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어왔던 선생님이다.

호전되던 증상들이 연일야근과 인간관계 어려움이 겹치며

힘들어졌다고 말씀드렸더니..

내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그래도 오랫동안 상담과 처방으로 증상들 중

일부는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선생님 생각으로는

내 생각의 방식에 대한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신것 같다.


잠 못잔지 또 며칠..피로와 주말에도 쉴수 없는

상황에 느끼는 무력감까지...

무기력과 대인기피가 스물스물 다시 올라오려하니

나도 모르게 여러가지를 방어하려 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들어 주지 않는 내 이야기를

그 동안 들어주신 선생님이신데

내가 스스로 나를 고립시키는게 아닌지라는 말씀에

스스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너무 의존했을까?

진료일을 기다리고 선생님과 상담하는 시간이

유일하게 대화하는 시간인데 그게 의존은 아닌데.

그 동안 살아왔듯 참으며 피하며 침묵하며 내어주고

이해하는 듯 살아가면 될 일인데.


고립은 내가 스스로 자초했을 수도 있지만

선생님을 만나기 전 나의 방어기제 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단 다시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내가 스스로 다시 예전으로 가려하는지.

아니면 여기서 멈추려하는지.


가족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숨어 한 숨 쉬고

잠 못들고 눈물짓던 그리고

여전히 감정을 숨기고 퇴근 후 주차장 차안에서

추스린 웃음과 명랑함으로 가족과의 시간을 채우고

다들 잠든 시간에 뜬 눈으로 그리던 불안과 우울

싫다. 다시 반복하기는.


그때도 그랬듯이 지금도 앞으로도

가족의 이해는 바라지 못할 것 같다.

나를 이해해주기 위해서 태어나고 살아가는건 아니기에

오늘도 조용히 잠을 청해본다.

그리고 항상 미안함에 몰래 맘으로 사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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