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 #04
‘쓸데없는 짓’
어른이 되고 가정을 꾸린 나는 지금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누가 자전거 이야기를 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운동장도, 놀이터도, 아버지와 함께 간 기억이 없다. 누구나 아버지와 한 번쯤은 하게 되는 자전거 연습, 공놀이… 내겐 그런 기회도, 시간도 전혀 없었다.
왜 없었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조용히 있어야 착한아이였고 나머지 행동은 쓸데없는 짓이었으니까...
무언가 요구하거나 물어보면, 아버지의 대답은 언제나 똑같았다.
“쓸데없는 짓..”
“책이나 봐”
그 한 문장은 말문을 막는데 아주 효과적인 마법의 주문이었다.
입을 다물기 시작한 나는, 점점 스스로가 귀찮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다.
그때부터 기대와 희망보다 포기와 절망이 주는 편안함을 체득하게 되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누구하고도 말을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