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아픈 손가락
나에게 세상에서 제일 아픈 손가락,
바로 너야, 내 예쁜 손녀야.
얼마 전 너의 생일이었지.
어쩌다 보니 밥 한 끼조차 챙겨주지 못한 내 마음이
얼마나 미안하고 아팠는지 모른단다.
엄마의 병으로 늘 마음 졸이며 컸던 너,
그 작은 어깨에 짊어진 걱정을 내가 너무 방치한
건 아닐까 너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할미 마음은 뭉클하고 아릿해졌다.
6살이 되도록 한 번도 엄마 품을 떠나보지 않았던
네가 하루아침에 엄마를 중환자실에 빼앗겨 버렸을 때
그 무섭고 두려운 마음을 어린 네가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웠을까.
엄마의 긴 투병 생활을 지켜봐야 했던 너,
어린 너에게 너무 가혹한 시간이었는데
할미는 그저 ‘괜찮아질 거야’만 말하며
엄마 노릇하느라 최선을 다한다고만 생각했었지.
네 작은 가슴 한구석에는
늘 엄마 품이 그리웠을 거야.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내년이면 성년이 될 나이가 되었지만
할미 눈에는 아직도 6살,
엄마를 잃을까 봐 눈물짓던 작은 아이로만 보인단다.
예쁜 내 손녀딸아,
할미가 꼭 부자 될게.
그래서 엄마를 책임지고,
우리 가족을 웃게 해 줄게.
조금만 더 기다려주렴.
13년 속으로만 꾹꾹 눌러 담았던 이야기,
이제 할미한테 털어놔도 돼.
우리, 친구 같은 할미와 손녀로
앞으로 더 잘 지내보자.
언제든 할미 집에 와서
세상 걱정 다 내려놓고 푹 쉬고 가렴.
고맙고,
감사하고,
할머니 딸로 태어나줘서 행복하고,
사랑해.
오늘 둘이서 외식하며 웃었던 그 시간,
할미는 마음 깊이 새겨뒀단다.
너의 웃음, 너의 따뜻한 말, 너의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할미에겐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이야.
우리 앞으로도 많이 웃자, 예쁜 딸.
너를 위해, 엄마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할미는 오늘도 내일도 최선을 다해 살아갈게.
너만은, 부디 세상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네 마음껏 웃을 수 있기를
할미가 늘 뒤에서 응원할게.
언제나 너의 편,
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할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