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에게 이야기하는 한 가지

왜 책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by 주방이모 정혜원

어려서부터 유난히 책을 좋아하던 너.

서점 가기를 제일 좋아한 너

서점문을 열자마자 코를 킁킁거리며


"할머니, 책 냄새 너무 좋아"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네가 알려준 덕분에

책을 다시 읽으며 나는 처음 알았다.

책마다 향기가 다르다는 것을.


너는 책을 많이 읽고

그래서인지 혼자 한글을 깨쳤다.


우리 집에 천제가 나왔다고

우리 가족 모두 좋아했었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읽고, 쓰고, 생각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책을 가까이했던 걸로 기억해


지금까지 너에게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공부는 조금 못해도 괜찮다.

대신 책은 많이 읽어라.

장르 가리지 말고."


왜냐고 묻는다면,


할머니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책은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책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책은 돈을 바로 벌게 해주진 않지만

돈을 다루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배우게 해 준다.


나는 살면서 많이 넘어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결국 책 덕분이었다.


책 속에서 멘토를 만났고,

책 속에서 길을 보았고,

책 속에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는 희망을 배웠다.


사람은 환경에 흔들리지만

독서하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마음속에 기준이 생기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책에서 만난 부자들은

하나같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더구나.

할머니도 그걸 배웠어.


천 권을 읽으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보인 다고 한다


나는 아직 천 권을 다 읽지 못했지만,

분명한 건

책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손녀야.


할머니는 오늘도 너에게 말해주고 싶다.


할머니가 했듯이


힘들 때도 책을 펴고,

기쁠 때도 책을 펴고,

외로울 때도 책을 펴라.


책은 조용히,

하지만 가장 오래

너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네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게 할머니가

너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큰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