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왼쪽 팔꿈치가 말해주는 것

6개월째 책을 쓰고 있다.

by 주방이모 정혜원

65세, 휴대폰 하나로 41편의 에세이를 쓰고 있다.

컴퓨터가 없다. 노트북은 있지만 독수리 타법이라 오직 손 안의 작은 휴대폰 하나뿐이다.

왼손에 든 조그만 휴대폰의 작은 무게를 반복적인 힘을 이기지 못해 요즘 들어 왼쪽 팔꿈치가 아프다.

61세에 온라인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네이버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는 게 즐거웠다.

지금은 11개 플랫폼을 운영한다. 인스타그램, 브런치, 티스토리,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틱톡, 등등 모두 휴대폰 하나로 한다.

블로그에 801편을 썼다. 목표는 3년이었는데 2년 반 만에 달성했다. 모두 휴대폰 하나로 썼다.

그리고 지금, 41편의 에세이를 모아 책을 쓰고 있다. 역시 휴대폰 하나로.

왜 노트북으로 안 쓰냐고?

61살 온라인 세상에 나올 때 아들 노트북을 6개월만 쓰기로 빌려서 전원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새벽에 귀가하는 아들을 붙들고 물어서 겨우 알았다. 블로그를 노트북으로만 쓰는 줄 알고 몇 줄 안 되는 글을 두 시간이나 허비하는 게 어찌나 아깝던지. 시간을 쪼개 쓰는 나에겐 효율적이지 않아서 궁리 중에 휴대폰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휴대폰이면 충분했다. 새벽 주방에 나가기 전, 버스 안에서, 일하다 잠깐 쉬는 시간에,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 언제 어디서든 꺼내서 쓸 수 있는 휴대폰이 내겐 최고의 도구였다.

글쓰기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명사가 뭔지, 형용사가 뭔지, 문법이 뭔지 모른다. "~고, ~며"라는 것도 이번에 책 쓰면서 처음 알았다.

그냥 감각으로 썼다. 읽어봤을 때 불편하면 고쳤다. 자연스러우면 그대로 뒀다. 그게 내 방식이었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글쓰기 책도 안 읽고 책을 써?"

하지만 나는 믿는다. 각박한 생활이지만 영혼만큼은 가난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그 마음이, 곰팡이를 하얀 구름으로 보게 했고, 스며드는 물을 방바닥의 물그림으로 보게 했듯이, 내 이야기를 내 방식으로 쓸 수 있게 해 줄 거라고.

요즘 왼쪽 팔꿈치가 정말 아프다.

왼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오른손 엄지로 글을 쓴다.

한 글자, 한 글자, 쓴다. 작은 화면에 긴 글을 쓰는 건 쉽지 않다. 오타도 많이 난다. 띄어쓰기도 자주 틀린다. 하지만 계속 쓴다.

그렇게 6개월, 왼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있다 보니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조그만 휴대폰이지만, 그 반복적인 무게가 쌓였다.

병원에 가야 하나 생각도 했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이 통증이 어쩌면 내가 정말로 책을 쓰고 있다는 증거 같아서, 내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증명 같아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초고 39편을 완성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2,900자씩, 모두 휴대폰으로 썼다.

퇴고를 하고 있다. 소리 내어 읽어보며 이상한 곳을 고친다. 오타를 찾는다. 흐름을 다듬는다. 이것도 물론 휴대폰으로 한다.

6월 출간이 목표다. 『65세, 지금도 주방이모는 세상학교 재학 중 - 졸업장 없이 배운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은 물을지도 모른다. "65세에 왜 책을 써?" "휴대폰으로 어떻게?"

나는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이야기가 있으니까. 14살 식모살이부터 65세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온 이야기가 있으니까.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될 수 있다고 믿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각박한 생활이지만 영혼만큼은 가난하지 말자고 다짐했으니까.

오늘은 비가 와서인지 더 많이 왼쪽 팔꿈치가 아프다. 하지만 나는 다시 휴대폰을 든다.

이 통증이 지나가면, 책이 나올 것이다. 휴대폰 하나로 쓴, 65세 주방이모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물을 것이다. "어떻게 그 고통을 견뎠어요?"

65세, 휴대폰 하나로 책을 쓴다는 것. 그것은 왼쪽 팔꿈치가 아프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쓴다는 것이고, 결국 해낸다는 것이다.

나의 등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6년 3월
65살, 지금도 주방이모는 세상학교 재학 중
주방이모 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