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이 되지 않는 나이, 그럼에도
솔직히 말하면,
요즘은 몰입이라는 게
예전만큼 쉽게 되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좋은 것만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걱정할 것도 많아지고,
머릿속은 늘 다른 생각들로 복잡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해도
예전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드는 게
점점 어려워졌다.
그런데도,
가끔은 문득 시간이 툭, 하고 지나버리는 순간이 있다.
생각해 보면
그럴 때는 꼭
내가 좋아하는 일에 빠져 있을 때였다.
별 거창한 게 아니다.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정주행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게임에 미친 듯이 몰입할 때.
"어? 벌써 이렇게 시간이 갔어?"
그런 순간들이 있다.
결국은,
**'좋아하는 일'**이라는 게 핵심이었다.
잘하든 못하든,
남들이 뭐라든,
그냥 내가 좋아서 빠져드는 일.
그럴 때는
시간이 무겁지 않았다.
놀랍게도,
멍 때리는 시간조차
몰입의 순간이 될 때가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멍하니 바라볼 때.
그 순간만큼은
머릿속의 복잡한 소음이 조금은 멀어졌다.
몰입이라는 건 꼭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온전히 지금에 있을 때 찾아오는 것 같았다.
비록
나이는 들고,
잡생각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아직,
좋아하는 것에 빠져드는 능력은
내 안에 살아 있었다.
그걸 놓치지 않고 싶다.
그 작은 몰입의 순간들이,
가끔은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