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코리아 양국체제-김상준

by 이호재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양국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남한과 북한을 서로 다른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곧 통일을 포기하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차가웠다. 남북은 이미 오랜 세월 분단 상태에 놓여 있고, 최근 몇 년간의 정치적 상황은 양측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런 긴장 속에서 무조건적인 통일만을 외치는 것이 과연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통일을 이상으로 삼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 단계는 남과 북이 각자의 체제와 국가로서의 존재를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적대적 공존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우호적 관계 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할 때 비로소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 연결, 공동 문화 콘텐츠 제작과 같은 실질적인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다.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남한 역시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문화를 우월한 것으로 여기며, 북한을 교화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그런 시선에서 출발한 교류는 결국 파괴로 이어질 뿐이다. 진정한 교류는 서로를 동등한 문화적 주체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 책을 통해 가장 깊이 성찰하게 된 주제는 ‘자유’였다. 우리는 흔히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지 못한 존재’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진정으로 자유로운가? 나는 대한민국이 ‘자유조차 강요받는 사회’라는 인상을 받았다. 자유에 대한 분명한 신념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도 없이 자유라는 말만 반복되고 있다. 자유의 진가는 일정한 도덕의식과 결부될 때 비로소 드러난다. 자유 이전에 정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유는 누군가에 의해 이용당하는 개념으로 전락하고 만다.


코리아 양국체제는 나에게 남북 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를 넘어, 자유와 정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통일은 아직 먼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상대를 인정하고, 평화의 의지를 품고, 오만하지 않게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관계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