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베르나르 베르베르
간단한 줄거리
《심판》의 주인공 아나톨은 세상에 순응하며 평범하게 살아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서 별다른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담배를 입에 달고 살아간다. 결국 그는 자신이 핀 담배, 혹은 운명에 의해 폐암으로 사망하게 되고, 죽은 후 저승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 저승의 법은 우리가 아는 현실의 법과는 다르다. 이곳에서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은 ‘자신의 행복을 얼마나 추구했는가’이다. 예를 들어, 아나톨이 사랑하지 않는 아내와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바람을 피우지 않은 선택은 현실에서는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저승에서는 자신의 행복을 포기한 선택으로 간주되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결국 아나톨은 환생형을 선고받는다. 환생을 피하려면 전생에서 ‘훌륭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런 삶을 다시 살 자신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끝까지 환생을 거부하고, 마지막에는 저승의 재판관 가브리엘이 대신 인간으로 환생하게 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심판》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의 삶은 유죄입니까, 무죄입니까?”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선과 악은 결코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는 것. 현실에서 ‘옳다’고 여겨지는 행동이, 저승에서는 오히려 자신을 버린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인간의 삶은 그만큼 복잡하고 다면적이다. 어떤 행동이 진짜로 옳은 일인지, 누구도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자연스럽게 질문이 떠올랐다.
“내 삶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그리고 “과연 훌륭한 삶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고, 행복의 모양도 전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조용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도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다. 한때 나는 남이 만들어 놓은 가치관을 내 것인 줄 알고 주워서 썼다. 하지만 그런 가치관은 나에게 맞지 않았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져버렸다. 그제야 알게 됐다. 남이 만든 기준으로는 나답게 살 수 없다는 걸.
그래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누군가가 만든 정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어울리는 건강한 가치관을 세우는 것. 그리고 그 가치에 따라 진심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라면, 굳이 무죄 판결을 받지 않아도 나는 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