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김혜련
마음도 어깨도 눈물처럼 글썽거리는 자취생의 퇴근길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몸을 맡기면
졸음보다 먼저 만나고 싶은 당신에게
허기와 외로움을 담아 카톡을 보냅니다
당신은 단란한 어느 가족의 웃음소리가 음식보다 맛있는
패밀리레스토랑 거리를 배회하는 내 외로움을
지난 6년 동안 돌돌 묶어두고 어제는
얼큰얼큰 피어오르는 묵은지 감자탕을 오늘은
보들보들 피어오르는 봉골레 파스타를
따순 김이 피어오르는 식탁으로 만들어줍니다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 나 말고 아무도 없지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 냄새가
외로운 내 가슴을 허기진 내 마음을
시골집 어머니 손길처럼 쓰담쓰담 다독여줍니다
발길도 가슴도 두통처럼 축축 쳐지는 자취생의 퇴근길
만원버스보다 더한 지하철에 몸을 던지며
피곤보다 먼저 마주하고 싶은 그대에게
허기와 그리움을 담아 카톡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