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불황

by 김혜련

불황


김혜련


진눈깨비가

오래된 함석지붕 위에 미끄러져 내린다


막노동하는 정환 씨 어깨 위에

반쯤 얼은 눈물처럼 흘러내린다


동상 걸린 알몸의 감나무 한 그루

겨울바람에 뺨을 맞고 울음 깨물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시내 번화가 밤거리

주린 배를 움켜쥔 진눈깨비

임대 딱지 붙은 가게 유리문에 부딪혀

전봇대 퇴근할 때까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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