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라
김혜련
어젯밤 어둠이 만지다 내려놓은
잘 익은 바람이
오늘 아침에도
누군가의 안부를 묻듯 분다
새벽부터 꽃단장한
유난히 다리가 긴
북아메리카 출신 발레리나들이
이곳 순천만국가정원에 와서
하얀색, 분홍색 발레복을 입고
바람과 뜨거운 악수를 하며
살랑살랑 한들한들 춤을 춘다
밑 빠진 독에 퍼 담은 외로움을 털어내듯
실지렁이만큼 길어진 향수를 토닥이듯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서 지치지도 않고 춤추는
그대들은 진정 열정의 발레리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