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젤로니아

by 김혜련

안젤로니아


김혜련


오랫동안

당신을 만날 수

행복했습니다

하루하루 사는 것에 얽매여

봄이 오는 것도 모르고

또 한 해를 시작한 지 꽤 되었습니다

몸을 잔뜩 웅크린 겨울철새들은

또 어디로 먼 여행을 떠나는 걸까요?

나잇살이 햇살이 되어 중천에 떠 있네요

아기 금어초의 꽃잎을 닮은 당신이

천사의 얼굴로 활짝 웃으며

정원에 서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공해로 고사목이 되어가는 내 가슴에

청량한 공기 한 줌 무료로 배달해 주고

한낮의 햇살 속으로

발뒤꿈치를 들고 사뿐사뿐 걸어가는

어린 발레리나 같은 당신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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