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포인세티아

by 김혜련

포인세티아


김혜련


언어의 시린 잔등을

따뜻하게 쓰다듬으며

12월이 깊어갑니다


붉은 얼굴 위로 번지는

절실한 기도처럼

당신은 지금 이 순간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고국 멕시코를 뒤로하고

혈육 한 점 없는 머나먼 타국 한반도에

이민이라는 뿌리를 내리며

그 겨울 혹독한 추위와

고독과 고립의 터널에 갇혀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시련의 터널은 깊고 어두울수록

극복의 용기가 생기나 봅니다

그 섬뜩한 시련의 칼날이

시간 지날수록 감칠맛을 더해

크리스마스에는 붉은 옷 입은 산타가 되어

황금빛 선물을 가지가 휘도록 걸어놓습니다


언어의 시린 잔등에도

따스한 김이 피어오르고

12월의 밤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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