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리뷰
패션업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엘리아스'는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치고 잡지의 표지사진을 찍다, 경찰로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다.
수십 년간 연을 끊고 살았고, 어머니와 가족들도 장례식을 떠넘기는 형국에, '엘리아스'는 장례를 치르러 아버지의 집으로 떠난다.
물건들은 기부하기로 한다. 아버지의 물건에 관심이 없다. 혼자 살았던 흔적이 가득하다. 빈 맥주병, 더러운 그릇이 널브러진 테이블과 시끄러운 음악소리.
변호사로부터 유품을 건네받는다. 키 꾸러미를 받았지만 지하실은 열리지 않는다. 부동산 업자와 후원품 업체에서는 다음 날까지만 지하실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엘리아스'는 다음 날 변호사로부터 지하실 키를 건네받는다. 그 안에는 아버지가 남긴 최악의 유품이 남겨져있다. 작품은 그렇게 죽은 아버지의 후계자가 되는 '엘리아스'와 주변인물들의 갈등으로 진짜 막을 올린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갸우뚱했다. 주인공의 판단이 너무 단편적이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억지로 보였다. 하지만 보다 보니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남기고자 했던 건 물건이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메시지와 감정이었다는 것을.
주인공의 어리숙한 판단이 종종 보인다. 어리석기보다, 마치 어린아이가 어쩔 줄을 몰라하는 모습에 조금 당황스럽다. 필자도 '프랑스 문화와 우리 문화는 많이 다른가?' 싶었다.
아마, 영화를 접할 다른 관객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실 것 같다. 하지만 그의 배경과 과거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가 했던 행동들의 이유가 보이고, 아버지의 의도를 따라갈 수 있다.
영화 예고편과 포스터에서도 '절대 스포 하지 말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이번 리뷰는 도입부의 줄거리와 감상 포인트만 전해드렸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감상 포인트는, 이상한 부분은 남겨두고 일단 쭉 보셨으면 좋겠다. 보다 보면 하나하나 맞춰져 가는 퍼즐이 흥미롭고, 카메라 앵글과 연출도 섬세하다.
장면과 장면을 넘어갈 때 클로즈업과 카메라 워킹을 활용하는 기술이 독창적이었다. 자주 보지 못하는 기법이었기에 약간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충분히 받쳐주는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나선형의 무대와 계단은 아버지의 '모든 것'을 승계받는 후계자 아들 '엘리아스'의 삶을 나타낸다. 어색한 것 같았던 배우들의 연기도 그 퍼즐이 다 맞춰질 때 즈음 무릎을 탁 치게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직 영화가 나오기 전 @dabe_movie 님으로부터 귀중한 시사회의 기회를 받게 되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영화를 접할 기회가 생긴다는 건, 씨네필이 되고 싶은 필자에게 소중한 순간이 되었다. 앞으로도 누구보다 먼저 후기를 전달드릴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