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쉽게 이성에게 호감을 표현했지만
최근에는 부쩍 그런 행동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나라는 존재는 변하지 않았는데.
내 안의 존재는 변한 것일까?
나는 내가 겁을 먹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무엇이 두려운 걸까.
자신을 탓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나라는 사람의 조심성이 생겼고
더 때를 살피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이겠지.
그러다, 어느 여성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대화가 잘 통했고,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을 잡고
자주 만나는 것에 대해 무척 즐겁게 느껴졌다.
대화하는 동안,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계속해서 떨림이 이어졌다.
'아 내 심장이 뛰고 있구나, 내가 살아가고 있구나'
이때의 관계를 끝낸 후 조금 변했다.
관계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호감을 표현하기보다,
따뜻한 마음이 번지게끔 기다림의 중요성을 알았달까.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 건 좋은 일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다만, 상대에게 부담으로 느껴진다면 나쁜 일이다.
종종 이렇게 까다롭게 살다가
평생 혼자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뭐 어때.
내 인생인데 아무나 만나라고, 정말 아무나 만날 수는 없지.
때와 상황이 잘 맞았으면 좋겠다.
어떤 고백이던 나에게 결과가 달려있지 않지만
좋은 타이밍을 잡는 건 나에게 달려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