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기사를 준비하며
아, 머리가 지끈거린다.
시험이 머지않았고, 내가 걷고 있는 이 방향이 맞다고 믿고 있다.
머릿속이 조금씩 정리될수록 조금 더 많은 단어와 개념들이 쌓여간다.
문제를 풀어내는 속도와 정확도가 높아진다.
연습만이 완벽을 만든다.
되풀이된 손끝의 감각이 어느 순간 점수를 한 단계 높여 놓는다.
문제와 마주하고, 풀고, 또 점검한다.
어떤 문제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시험지는 막연함으로 가득하다.
숫자들이 어지럽게 얽힌 종이 위에서
어떤 공식과 문장이 기다릴지 긴장하게 된다.
어디까지 대비해야 할까.
그 끝을 가늠하려는 순간,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저 생각 없이 공부만 한다면 결과는 더 나을지도.
생각이 많아지는 탓에 오히려 성적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들 속에서 약간의 평온을 얻는다.
조금 덜 완벽하더라도, 마음을 보듬는 여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가까운 곳에 있다.
막연함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가슴을 억누른다.
없고, 명확하지 않은 것들이
가장 큰 불안을 만든다.
결국 시험은 나를 마주하는 자리다.
불확실함을 딛고 증명하는, 짧지만 절대로 가볍지 않은.
얼마나 자리를 지켜냈는가, 과정이 곧 결과를 만든다.
게다가 지식의 깊이만으로 모든 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수많은 전문가들도 도전하겠지만,
많은 이들은 이 시험이 틔여주는 새로운 기회를 바라본다.
나도 그중 한 사람으로
무언가를 바라고, 또 나아가기 위해 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지만, 끝나면 다음을 계획하게 되는 싸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