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머리를 다쳤다.
자리에서 일어나다 머리 위 날붙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그대로 부딪혀 피칠갑이 된 머리를 부여잡고 응급차를 불렀다.
상처는 크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많은 신경들이 있기에
구조대원은 응급진료를 권장했고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3 바늘 정도 마취 없이 꿰매고 마무리되었다.
응급차에 타면 나와 보호자의 인적사항을 적는다.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적고, 연락이 가는지를 물었다.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병원 측에서 연락이 갈 수도 있다고 한다.
'병원에서 연락이 가는 것보다, 먼저 연락을 드리는 게 좋겠지'
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드리니 엄청난 걱정과 우려를 털어놓으셨다.
큰 상처 아니지만 지혈 때문에 방문했다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받은 전화에서도, 왜 다쳤는지, 얼마나 다친 건지와 함께
많은 잔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 '조심 좀 하지'
잔소리인지, 좋은 소리인지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여느 때 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겠지만,
오늘따라 그 '조심 좀 하지'라는 말이 귀에 걸렸다.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 하지 못하는 마음.
그 안타까운 마음이 꼬깃꼬깃 뭉쳐진 쌈짓돈처럼
수화기를 통해 건너온듯한 한 마디.
그 한마디가 오늘따라 귀에 걸렸다.
그래, 조심 좀 더 해보지 뭐.
조심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조심 좀 더 해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