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를 쓴다는 것
우연히 노트를 넘기다가 아주 아주 오래전에 썼던 연애편지의 원칙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헤어지는 것도 카톡으로 하는 시대에 손으로 쓴 연애편지를 쓰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그것을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거기에 쓰인 원칙은 이러했다.
첫째 너무 기교를 부리거나 과장된 표현은 삼가야 한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사랑하는 당신 이런 말을 쓰면 부담에 뒤로 쓰러지게 된다.
둘째 밤에 편지를 쓰는 일은 피해야 한다. 감정의 과장이 심해지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읽으면 자기가 읽기도 부끄러워진다. 마찬가지로 결별의 편지 또한 밤에 쓰는 것을 피해야 한다. 필요이상의 잔인함으로 상대방을 상처주게 된다.
셋째 편지는 되도록 세장을 넘지 말아야 한다. 연애편지를 받는 그녀에게 편지로 전해져야지 그녀를 장편 소설의 독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네 번째 추신은 항상 중요하다. 다소 밋밋했던 내용이었다 해도 마지막 추신 한마디가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편지지.. 봉투 이런 것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꽃무늬가 있거나, 혹은 너무 하얗거나 하는 것들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편지를 보내는 시기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고려한 선택이어야 한다.
여섯째 편지지를 접을 때는 너무 많이 접어서는 안 된다.
일곱 번째 편지지를 절대 오염시키지 말아야 한다. 편지 한 부분에 고춧가루가 묻어 있다면 분위기 확 깬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편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이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직접 말로 하지 않은 고백이기에 내용이 모호해지거나 분명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같은 의미의 단어나 조사또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쓰인 원칙... 학창 시절부터 수없이 다른 이들의 연애편지를 대필하면서 얻은 원칙이지만...과연 나는 이런 원칙대로 편지를 썼던 걸까?
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