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기다릴게...
"기차 여행은 왠지 우리 삶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그건 왜?"
"글세, 급행이든, 특급이든 보통열차든 간에 정해진 목적지가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내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옆에 앉은 사람이 수시로 바뀔 수도 있다는 거.."
"그럼 우리는 같은 열차를 탄 거네.."
"그래 맞아... 같은 좌석에 앉은 거고?"
"그것도 맞아.."
"그런데 네가 타고 가는 기차를 내가 탄 걸까? 아니면 내가 타고 가는 기차에 네가 탄 걸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 말에 그녀는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었다.
결국 그녀는 내가 탄 열차에 탄 셈이고 그리고 그녀가 먼저 내렸다.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내린 역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녀가 내게 한 말., 내가 세상의 무수한 역을 돌아다니며 마침내 어느 역에서든 내리겠지만 내가 어디로 가든 내가 가야 하고 돌아갈 곳은 바로 그녀가 기다리는 그 역일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어디로 가든 그녀를 향해 가는 것일 테니까.
그리고 먼저 내린 그녀가 더 이상 슬퍼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마침내 그녀를 만나면 나는 내가 지나온 세상의 많은 역들에서 보고 들은 그리고 나와 함께 열차를 탄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