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의 슬픔.
1. 그 푸른 오월은
https://www.youtube.com/watch?v=N-AYj60n07Q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 ost에 있는 그 푸른 오월은이라는 곡이다. 작곡가 최경식이 만든 곡인데, 이 곡을 들으면 5월 그 어느 날 국회의사당 뒤편 길이 생각난다. 그 길을 걷거나 차로 달려가면 왜 그렇게도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드는지... 5월이 오면 꼭 들어줘야 하는 곡이다.
2. 그해 봄에
https://www.youtube.com/watch?v=B6JYQS5eC-o
2001년도 영화 봄날은 간다의 ost에 있는 곡이다. 유지태가 담담하게 부른 이 노래는 왠지 쓸쓸한 느낌을 주는데... 늦은 봄날 밤에 강변 북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차창밖으로 보이는. 한강의 쓸쓸한 밤 풍경이 생각나는 곡이다.
이 곡에 대해서 나는 블로그에 이렇게 썼던 기억이 있다
"언제였을까? 그대와 이 길을 걸었던 날이라고 하는 가사의 첫 구절... 이제는 기억하려 해도 너무 먼 기억이 돼버려 잘 떠오르지 않는, 꽃처럼 웃었던가라고 표현하는 것도 더 슬프다. 한때는 그리워 헤매던 날들이었지만 이제는 세월 속에 묻혀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이제 다시 또 새로운 봄이 찾아왔건만, 그대라는 사람도, 그리고 함께 했던 그 모든 것들이, 다 잊혀 가고, 담담한 일상만 남아 있다"
3. 봄이 오면
https://www.youtube.com/watch?v=Plr-mDKscys
피아노 반주에 아주 담담하게 부르는 김윤아의 이 노래... 이 노래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글을 썼다.
"요즘은 차분하게 봄노래들을 듣곤 하는데, 봄에 대한 노래들 중에서 내가 가장 최고로 치는 노래는 김윤아의 봄이 오면 이다. 이 노래가 처음 나온 게 2004년 3월이었다. 그해 이 노래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 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연둣빛 고운 숲 속으로 어리고 단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묻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녘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녘은 활짝 피어나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노 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얼핏 들으면 낭만적이고 따뜻한 느낌이지만 멜로디에 담긴 김윤아의 목소리, 그 정서는 밝은 게 아니다. 뭔가 처연하고 슬픔이 가득하다. 하얗게 핀 꽃 들녘, 연둣빛 고운 숲 속, 봄바람 부는 연못들은 어쩌면 당신과 나 두 사람이 결코 갈 수 없는 곳인 것 같아, 마음이 아려온다.
2월이 지나면 본격적인 봄이 올 것이다. 갈수록 봄은 짧아져서, 모든 꽃들이 한꺼번에 피었다 지고, 그러다 어느새 초여름이 성큼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는데, 이번 봄은 부지런히 또 부지런히, 꽃구경, 봄 풍경을 보러 다녀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곳이 하얀 꽃들이 핀 들녘이든, 연둣빛 고운 숲이든, 봄바람이 부는 연못이든 호수든, 강이든 열심히 찾아다닐 것이다.
4.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중 옛사랑을 위한 트럼펫
https://www.youtube.com/watch?v=4cpmV_Wz3mM
"그렇게 겨울은 길기만 했다. 하지만 나무는 고요히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봄은 그렇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중에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아련하면서도 쓸쓸해지는... 이제는 다 잊어버린 오래전 어느 봄날을 떠올리는 느낌이다..
한때는 찬란한 빛으로 다가와서, 내 삶을 뒤흔들어 놓았던... 하루하루가 활기차고 아름다웠던... 사랑의 기억들. 하지만..... 지금은... 그 옛사랑마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제 내가 누군가를 만났던가.... 그 사람을 사랑했던가...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다 흩어져 시간이라는 바람이 불어와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 시간 속에 함께 했던 사람의 얼굴마저, 이제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옛사랑이 한 권의 책이라면 이제 그 책은 서가의 한 구석에 꽂여 있을 뿐이다. 한때는 꺼내어 다시 읽어보기도 했지만, 이젠 더 이상 읽지 않는다.
그 사랑의 기쁨과 함께 찾아왔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오랫동안 남아 있던 쓸쓸함... 더 보탤 것도 없고, 더 뺄 것도 없다. 조금씩 잊히는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갈 뿐이다.
5. 이소라의 봄
https://www.youtube.com/watch?v=hVnqNXfbqLs
하루 종일 그대 생각뿐입니다
그래도 그리운 날은 꿈에서 보입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쉽게 헤어집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원망도 깊어져가요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또 기다릴 수 있겠죠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그대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한살이 또 너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대도 그렇네요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돌아올 수 있을까요
겨울이 가고 봄이 또 오면 손 닿을 만큼 올까요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그대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입니다
그리 쉽게 잊지 않을 겁니다
올해가 지나면 한살이 또 너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대도 그렇네요 라는 부분.... 그대라는 사람도 한살이 늘면.... 서로 그렇게 떨어져서 살아간다
6. 서문탁의 일곱 번째 봄
https://www.youtube.com/watch?v=NG73HkwkQYU
"햇살이 참 좋아 걷기 좋은 날이네요. 오랜만에 나온 이 골목 많이도 변했네요, 같이 가던 그 집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아직도 나 지우지 못한 사진 꺼내 보죠. 이렇게 또 봄이 와도 그대는 오질 않네요, 그댈 기다리고 그댈 바라는 게 잘못인가요, 일곱 번 겨울이 가고 일곱 번 봄이 왔는데 한 번을 변한 적 없는 내 마음은 끝을 모르네요..."
봄에 관한 노래면 이상하리만큼 끌리는 데, 멜로디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게, 노래에 푹 빠져들었다.
뭐 이 노래가 내 이야기 같다고 하는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어느 해 봄날, 노래 가사처럼 좋아했던 사람과 같이 갔던 곳을 혼자 가본 적이 있었다. 물론 노래 가사처럼 헤어진 지 칠 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사진을 꺼내본 것도 아니다. 이런 경험이야 다른 사람들도 한두 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이 난 조금 기대가 돼요. 나를 항상 기다리던 거기 서 있을 거 같아. 이렇게 또 봄이 와도 그대는 오질 않네요. 그댈 기다리고 그댈 바라는 게 잘못인가요. 일곱 번 겨울이 가고 일곱 번 봄이 왔는데. 한 번을 변한 적 없는 내 마음은 끝을 모르네요 그렇게 그댈 보내고 이렇게 혼자인 나를 그댄 모르겠죠 그댄 알 리 없죠 돌아올 리 없죠 일곱 번 아니 여덟 번 여덟 번 아니 아홉 번 다시 봄이 와도 똑같을 것 같아 얼어붙은 가슴은 "
봄이 온 거리, 벚꽃이 피어나는 거리, 지나치는 사람들은 따뜻한 봄의 기운에 환하게 웃고 있고, 하지만 내가 앉아 있는 그곳은 봄인데도 왠지 스산했던, 그 사람이 그 순간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고, 그곳에 내가 앉아 있는 것을 그 사람은 당연히 알리 없고..
아프기만 했던 감정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담담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하기만 한.. 잊지 못할 것 같던 그 모든 일들이 하나둘씩 잊어가고, 그리고 그런 과정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나는 이 노래 가사의 주인공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봄이 와도 그 사람이 오지 않은 것을 이제는 받아들이라고.. 아니 수많은 시간이 흘러가면, 받아들이지 않았던 현실, 감정도,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니,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그리고 부디 그 사람을 사랑했던 순간의 기억들은 따뜻하게 챙겨서, 간직하라고, 그래서 언젠가 그 사람과 함께 했던 봄날을 기억하게 되면, 그런 날이 있었구나 하면서 미소 짓거나, 아니 회한의 감정으로 코끝이 잠깐 시려온다고 해도, 그 사람을 사랑했던 봄의 기억은 당신의 삶에 아름다웠던 순간이었다고, 이 짧디 짧은 삶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 출발을 했다고 해도, 그런 날이 있어 삶은 소중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7. 김서형의 봄
https://www.youtube.com/watch?v=C3K3-TEsepg
김서형이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다니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놀라웠다. 이 노래를 듣고 쓴 글은 아주 감정이 넘쳤다.
"알고 있어요... 이제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이제는 그때를 되돌려 보는 것도 힘에 겨워요.. 아련한 그 봄날의 추억들은 기억의 창고 저 깊숙한 곳에 있어서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솔직히 난감하기만 해요..
그때 우리가 봄날 밤에 거닐면 나눴던 이야기들... 사소한 것들... 별 뜻 없는 말에도 함께 웃고 했던..
심술궂은 봄바람이 불어와 당신의 머릿결을 흩날리면 당신은 한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웃고는 했지요..
우리는 많이 걸었어요.. 봄 햇살이 눈부신 강가를... 벚꽃이 흩날려 당신의 어깨에... 당신의 머리 위에 떨어지면.. 예쁘다는 그 생각뿐이었어요..
그 순간에는 내 삶이, 내 청춘에 참으로 아름다운 축복이 가득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당신의 손을 잡고 앞장서 걸었던 밤길.. 당신을 바래다주던 그 밤에 피어나는 안개들..
그런데 이젠 길을 걷다 되돌아보면 당신을 잡고 있던 그 손에는 당신의 손이 없고, 나를 보고 환하게 웃던 당신, 참으로 고왔던 당신의 모습은 그런 사람이 있었을까, 그런 사람과 만난 적이 있었을까라고 내게 물어요....
그래요... 그 모든 게 그렇게 쓸쓸하게 되어 버렸어요
어디서 당신의 손을 놓아버렸을까라고 묻는 건도 이제는 하지 않아요.. 그저 당신이 떠났던 날의 슬픔만 기억의 창고 어디선가 마주치게 돼요.
눈물 한 방울도 더 이상은 나오지 않고, 그날의 먹먹함만 되살아나서 느껴져요..
이제 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찾아올 거예요.. 당신도, 나도 이 땅에서 그 봄을 다시 맞이하겠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그 봄날의 순간들은 기억의 창고의 목록 속에만 있을 테고 우린 각자의 삶을 살아갈 거예요.
부디 어느 곳에 있던지, 당신의 삶, 성실하고 행복하게 이어나가기를..
이젠 다 의미 없는 말이지만... 당신과 함께 했던 몇 해의 봄날들...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