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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마담 Feb 16. 2022

키키, 마녀배달부

지브리 대표 힐링 무비 주인공 키키는 왜 화형대에 섰을까?

은근 디스토피아가 즐비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무해하기 그지없는 힐링물인 <마녀배달부 키키>를 첫 작업의 소재로 선택했다. 


우리는 키키라는 존재보다는 '마녀'라는 점을 주목하기로 했다. 마녀는 핍박받는 존재다. 마녀를 떠올리면 뭐부터 떠오르는가. 빗자루? 뾰족한 모자? 심술궂은 외모? 여러 가지가 떠오를 수 있지만 그 종착점에는 늘 마녀사냥이 있었다. 물론 상상 속에서는 바글바글 끓는 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어마무시한 존재지만 현실에서는 무고한 희생양에 불과했다. 조금만 수상해도 없는 죄를 만들어서 불구덩이로 집어넣어 지는 존재.


키키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희소가치(?)가 있는 존재다. <마녀배달부 키키> 세계관에서는 마녀가 사악한 존재로 비치지 않는다. 스토리상에서 위기가 존재하지만 그건 개인의 성장을 위한 발판일 뿐 그녀가 마녀인 것과는 무관하다. 그녀는 마녀인데도 사악한 존재라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키키를 화형대에 세우기로 했다.

음....? 

뭔가 전개가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분명 의도가 있으니 좀만 더 지켜봐 달라. 


키키마저 화형대에 세우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할까?

이 아트워크를 만든 이유는 이러하다. 누가 봐도 위협적이지 않은 그녀마저 왜 저곳에 있었어야 했을까. 조금의 오해가 있었던 걸까? 조금의 오해가 크나큰 오해로 발전한 것은 아닐까? 애니메이션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버린 키키가 이제는 우리가 알던 키키가 아니게 된 것일까. 



실제로 마녀배달부 키키에 나온 대사다. 애니메이션을 볼 땐 이 대사들을 들어도 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거기에 음침한 디자인을 덧씌우니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만 같다. (폰트의 중요성) 말이라는 것은 이렇듯 포장이 중요하다. 분위기, 어조, 성량... 세세한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 


마녀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지금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지도.
그녀가 마지막에 지은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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