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것들과 여행 목적지의 의미

어디든 도착해보고 싶은 마음, 그러나 아직은

by arr

세상에 걱정 없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감정을 숨기고 사는 사람도 많다.
몇 개월 전이던 가. 그때 여행유튜버의 영상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국가를 여행하는 영상을 봤다.

그곳의 면적은 303만 6천 ha..라고 한다. 사실 수학과 과학은 나의 친구가 아니기에 잘 실감은 안 난다.
그 영상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자극적인 미디어를 사용한 유튜버는 아니었다.
내레이션으로 레소토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그 덕에 나는 시각적 충격은 크게 받지 않고 영상에 집중할 수 있었다.
레소토의 국민들은 길을 지나가다가도 안 좋은 일을 종종 겪는다고 한다.

그리곤 관광객을 보고 다시 미소 지으며 반갑게 맞이한다고 한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진상들의 응대를 일일이 받으며 스트레스를 참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처럼.
알바를 하다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

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왔다 가며 감정을 푸는지 알게 되지만 그걸 잘 해소하지 않는다면 내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잠깐씩 신에게 기도하고 나간다.

오늘은 제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하루가 되게 해 주세요.. 잘 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게 해 주세요.. 하고 말이다.
신이 내 기도를 듣는지 안 듣는지는 의문이다. 항상 알바가 끝나면 내 몸은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빨리 쉬고 싶기 때문이다.

문득 스물다섯스물하나의 나희도 엄마가 남편의 장례식도 가지 못하고 펑펑 울며 눈물을 삼키고 아무렇지 않게 뉴스 앵커 리허설을 하는 씬이 떠올랐다. 그 사람도 자기에게 중요한 커리어를 잡기 위해서 감정을 숨기고 일해왔을까.
딸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꼭 붙잡고 싶은 경험이 필요했던 게 아닌가.

그들의 속은 얼마나 곪아 있을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나에게 일어날 생각과 행동이라고 생각하니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얻은 것도 있고 당시엔 몰랐지만 나를 울게 만든 말들이 콕콕 박혀있었다. 가깝고도 먼 사람은 도대체 무엇일까. 정말 어렵다.

나는 내가 행복한 줄 알았다. 행복할 줄 알았고 어떻게든 되겠지~가 나의 좌우명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의 희망사항이었나? 행복이 나의 목표였나?
겉으로만 행복한 척 해도 속은 곪아있을지 모르는 레소토의 사람들처럼 내가 가면을 쓰고 있으면 어쩌지 하고 또 고민하고 만다.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공백이 생긴 자리에 또다시 끼워지는 불안감. 일주일 만이라도 내 뇌를 고양이의 뇌로 바꿔서 다니고 싶다. 그리고 그 일주일 뒤엔 최대치의 돈을 써가며 여행을 펑펑 다녀버리고 싶다.
혼자 자유로울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책과 영화만 있으면 된다. 아주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은 후회가 없을 테니까. 그리고 그 속엔 가식도 없을 테니. 덧없이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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