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밟아보고픈 국내 3대, 세계 7대 마라톤 대회
얼마 전 마라톤계에 나름대로 큰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시드니 마라톤이 세계 7대 마라톤 대회에 선정된 것이다. 뉴욕, 시카고, 보스턴, 런던, 베를린, 도쿄가 6대 마라톤으로 군림하고 있었는데 이제 시드니도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다.
세계 6대 마라톤은 러너라면 누구나 뛰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러너들이 찾는 역사 깊은 대회다. 이 6대, 아니 이젠 7대가 된 마라톤 대회들을 모두 완주하면 기념 메달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신청해야 하냐고? 일단 기록이 있어야 한다. 마라톤 쪽으로 자신감 좀 있는 러너들이 많이 출전하는 대회다 보니 기존 대회 기록이 없으면 참가가 어렵다.
참가 여부는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워낙 대회 참여를 희망하는 러너들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주변에서도 많은 이들이 추첨에 떨어졌고, 일부 운이 좋은 러너들은 더러 출전의 기회를 잡기도 했다. 추첨을 기다리기 조바심이 난다면 마라톤 출전권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7대 마라톤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리는 건 도쿄 마라톤이다. 봄이 올 무렵인 3월에 열리는데, 여전히 날씨가 서늘할 때라 시즌 오픈의 느낌이 난다.
1897년에 시작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보스턴 마라톤은 매년 4월 개최된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지난 2013년 결승 지점 부근에서의 끔찍한 테러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기도 하다. 이후로 보스턴 마라톤은 꾸준히 추모 행사를 열고 있기도 하다. 특히 테러가 일어났을 당시 이 때문에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 한 러너들이 모여 마지막 1마일(1.6km 가량)을 뛴 일은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1년 중 뛰기 가장 좋은 때를 꼽자면 역시 봄과 가을 무렵일텐데 그래서인지 대회들이 비슷한 시기에 몰려 있다. 4월엔 보스턴에 이어 런던 마라톤도 열린다.
내년부터 7대 마라톤이 된 시드니 마라톤은 9월 열린다. 남반구인 호주는 그맘때가 우리나라의 봄 같다. 뛰기에 아주 좋은 날씨인데다 하버 브리지, 오페라 하우스 등 유명 명소들을 코스에 포함하고 있어 러너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어 같은 달 베를린 마라톤이 열리며 그 다음 달엔 시카고 마라톤이 진행된다. 11월에 열리는 뉴욕 마라톤은 7대 대회의 한 시즌을 닫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도 3대 메이저라 불리는 대회가 있다. 바로 3월에 열리는 동아마라톤, 10월에 열리는 춘천마라톤, 11월에 열리는 JTBC 마라톤이 그 주인공이다. JTBC 마라톤은 본래 중앙일보 마라톤이었는데 그래서 이 세 경기를 줄여 '동마', '춘마', '중마'라 하기도 했다. (이제 JTBC 마라톤은 '제마'라 불린다.)
동아마라톤은 코스가 평이해 기록 경신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공주동아마라톤, 경주동아마라톤, 서울마라톤에서 마스터즈마라토너가 서브3를 달성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춘천마라톤은 기록과 상관없이 10회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본래 춘천마라톤이 열리던 10월은 단풍이 만개해 풍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했으나 최근 기후 위기로 단풍이 드는 시점이 미뤄져 아쉬움이 있다. 코스는 업힐이 다소 섞인 쉽지는 않은 길을 포함한다.
JTBC 마라톤엔 명예의 전당이 따로 없다. 다만 2024년 대회의 경우 서브3를 달성한 러너들에겐 이를 기념한 별도의 장식을 제공해 큰 관심을 받았다. 상암에서 출발해 올림픽공원에 골인하는 코스였다. 코스가 전년에 비해 조금 바뀌었는데 난이도가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