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밤육아 탄생 스토리 3/4
봄바람이 벚꽃잎과 함께 흩날리던 4월이었다.
예준이는 세상에 태어난 지 3개월 된 남아였다.
종달 기상(새벽 5~6시)과 낮잠 스케줄이 들쑥날쑥했으며, 낮잠 연장은 어렵고 일찍 깨는 스타일이었다. 쪽쪽이 의존성도 강하고 수유하며 잠드는 경우도 있었다.
예준이 어머님은 시작 전부터 의지가 불타오르셨다. 뭐든 아기만 잘 재울 수 있다면 해내실 기세였다. 우리가 강조하는 세 가지 조건(확신, 건강, 지지)을 모두 갖추셨다.
우리 꿀밤육아 수면교육 컨설팅 과정은 약 2주간 진행되는데, 이 시기에 컨설턴트와 내담자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행위가 컨설팅의 핵심이다. 아기 일과를 함께하며 잘 된 부분은 칭찬,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다. 2주 동안 마치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어머님은 이 과정에서 꽤 적극적이었다. 우리도 육아하면서 상담을 하지만, 이렇게 열정적인 어머님은 내 아이 놀아줄 시간도 잠시 제쳐두고 상담해 드린다. 상담 시간이 아니더라도 하나 더 알려드린다.
대부분 이렇게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우리도 육퇴 후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상담하려고 하는데, 도통 카톡에 답이 없으신 경우도 많다. 물어보지 않으면, 아기 상황을 알려주지도 않으신다. 궁금하신 부분도 거의 없다. 이런 패턴의 어머님과는 백이면 백 컨설팅이 산으로 간다.
아내와 나는 이런 패턴의 어머님은 최대한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기 잘 재우는 게 정말 간절하고 적극적인 분께 만 우리가 가진 모든 걸 전해주고 싶은 바람이다.
수면교육에는 걸림돌이 참 많다. 갑작스러운 약속, 외박, 외출, 감기, 원더윅스, 이앓이, 재접근기, 윗집 인테리어 등 온갖 변수와의 싸움이다. 이럴 때일수록 세 가지 조건중 하나인 '확신'이 중요하다. 예준이 어머님은 참 확신이 강한 분이셨다.
사전상담을 마치고 본격 상담을 막 시작하려던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소식을 접했다. 예준이가 감기에 걸렸다.
어머님 마인드와 태도도 너무 좋으시고, 교육을 시도할 적기였는데 너무 아쉬웠다. 상담 일정에도 차질이 생긴다. 아쉬운 마음은 뒤로한 채 며칠을 기다렸다. 5일 뒤 예준이의 상태가 호전되었지만,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 있었다. 상담을 진행할지 최종 결정은 어머님의 몫.
예준이 어머님은 수면교육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셨다.
2주간 진행하는 수면교육 컨설팅은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기가 준비가 안 됐을 수도 있고, 엄마가 아기가 혼자 잠드는 모습을 기다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2주 만에 완벽하게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다. 문제는 이 성공이나 실패가 진짜 성공이나 실패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성공한 컨설팅도 한 달 뒤에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 있다.
2주간 같이 연습한 부분을 앞으로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렸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예상치 못한 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기 키우는 부모라면 알겠지만, 75주 차까지 시기별 원더 윅스를 겪게 되고, 재접근기나 이앓이처럼 앞서 언급한 걸림돌이 기다리고 있다. 이 시기에 어떻게 대처하면서 올바른 수면 습관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아직 감기 기운이 살짝 남아있는 예준이었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하신 어머님의 선택을 우리 부부도 내심 속으로 지지하고 응원했다. 이 시기에 컨설팅을 잘 받아놓으면, 걸림돌에 걸려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예준이는 감기 때문에 종달 기상과 새벽 깸이 더 심해진 상태였다. 다행인 건 예준이가 손가락을 빨면서 스스로 잠 연장이 되는 상황도 간혹 보였다. 백색소음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강성 울음 진정시키는 방법, 점진적으로 멀어지는 팁을 알려드렸다.
매 회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느낀다. 알려드린 방법을 그대로 실천하는 부모님과 알려드린 방법을 실천하다가 마는 부모님의 수면교육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당연히 전자의 부모님이 성공 확률이 높았다. 아기가 우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지기도 하고, 내가 알던 방법과 달라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상담을 진행하며 이런 과정에서 부모님을 최대한 이해시키고 설득한다. 어렵겠지만, 알려드린 방법을 적용하며 차츰 바뀌는 아기 수면 상태를 보면 부모님도 우리도 서로 놀란다. 한 어머님은 낮잠을 자주 깨던 아기가 안 일어난다며, '살아있는지 확인해 봐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기쁨의 표현도 하셨다.
수면교육을 하면 아기가 많이 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기도 있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수면교육은 무작정 울려서 재우는 게 아니다. 적절한 시점에 개입해서 달래고, 개입의 간격을 서서히 늘려 나간다.
예준이도 그랬다. 스스로 잠드는 연습을 하면서 강성 울음도 있었고, 쪽쪽이를 물려야 할 경우도 있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긍정적인 잠 연관을 찾아내고 예준이가 특별히 좋아하고 편안해하는 수면 패턴도 찾아간다.
예준이는 3일 차에 수면교육 80%가 완료되었다. 나머지 20%는 앞으로 어머님의 몫이다. 우리는 어머님께 아기 칭찬 많이 해주시라고 거듭 당부를 드렸다. 적극적으로 컨설팅에 임해주신 어머님도 칭찬해 드렸다.
이 상담을 '3일의 기적'이라고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