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시에 사는 패터슨씨를 만나다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면, 잘 챙겨서 보는 편은 아니다. 예전엔 언론에 오르내리거나, 사람들이 재밌데 재밌어 라는 말만 듣고도 후다닥 영화를 보러 갔던 것 같은데.. 어느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보면 그렇게 허탈할 수가 없더라. 그러던 와중에 만난 영화 "패터슨" 이었다.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땐, 흔한 멜로 영화인줄 알았는데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이 멜로 영화가 아니라 '패터슨 시에 사는 패터슨씨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좋아할 것 같으니 한번 보라고 권유해서 특별한 이유없이 냈던 휴가날 나는 패터슨씨를 만나러 갔다.
영화는 요일별로 패터슨씨의 하루하루를 보여준다. 처음엔 이게 뭐야, 끝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이 이어지고 다음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오는 '시'들이 그렇게 매력적이어서 영화 감상이 끝난 후에 바로 검색했던 것이 '패턴스 시'였다. 물론, 찾지 못해 실망하다가 포스터에 적힌 시를 보게되어 여러번 곱씹어 보았다.
패터슨씨는 누가보아도 평범한 삶을 산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리얼을 먹고, 도시락을 싸가고 버스를 출발하기 전에 잠시 시를 끄적이고, 인사를 하고 버스 운전사의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버스를 탄 승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도 하고, 미처 마치지 못한 시 구절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버스 운전사의 활동을 마친 그는 집으로 귀가하고 기르던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단골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그곳에 사람들과 소소한 특별할 것 없는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며 그 가운데 예술적 감정이 넘치고 풍부한 아내의 미술활동, 음식활동, 음악 활동을 들어주고 보아주고 지지해준다.
그의 삶을 어찌 이렇게 세세히 기억하고 적을 수 있냐, 라고 물으면 이 영화를 여러번 봤기 때문도 아니고, 패터슨의 매일의 삶이 영화에 반복적으로 나오기에 큰 그의 삶의 틀은 변하지 않지만 순간순간, 찰나의 때에 그의 감정들, 마주하는 장면들은 다르기 때문에 영화는 지루하지 않았다.
패터슨씨의 삶은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고 퇴근을 하고 친구들과 가족과 보내는 시간들이 내 친구, 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한편으론 매일 반복되는 삶 가운데서 그가 놓지 않는 '시'가 아름다웠으며, 앞서 말한 소소히 변화되는 찰나의 순간들로 내일의 삶을 기대하며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소소한 삶의 순간들 그리고 시로 남겨지는 삶
서울에 살고 있는 글쓴이의 매일은 소소한 찰나의 순간들의 변화로 내일의 삶을 아주 작게나마 기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