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름기둥의 드림보드 리추얼 이야기
내면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자기 변화 플랫폼 '밑미(meet me)에서 리추얼 치어리더를 하고 있어요. 스스로도 리추얼을 통해 많은 변화를 마주했지만, 밑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조명을 비추고 싶어서 리추얼에 참여중인 메이트들을 인터뷰합니다. 이번 메이트는 '나만의 드림보드 만들기' 리추얼 메이커(리더)이신 현순님의 추천으로 만난 구름기둥님이에요.
Q. 구름기둥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직장인이고 요가와 글쓰기,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구름기둥입니다. 반갑습니다.
Q. 리추얼을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었는지, 첫 리추얼은 무었이었는지 궁금해요.
우연히 밑미 대표인 손하빈 대표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밑미가 어떤 곳인지 찾아보게 되었고 슝슝님의 ‘나를 껴안는 글쓰기'로 리추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리추얼 전에도 글을 쓰고 있었는데, 오롯이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심리상담사와 함께하는 글쓰기라서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전 밑미 인터뷰에서 안전한 공간에서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보았었는데 비슷한 느낌인 부분도 있었어요. 이후에 ‘매일의 감정일기 쓰기' 리추얼도 했었는데 감정일기 리추얼을 통해서는 내 안에 있는 감정에 대해 더 세밀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내 안의 감정을 알아차리니까 사람들과 지내는 것도 사회생활도 더 편해졌던 것 같아요.
Q. 정말 다양한 리추얼을 경험하신 것 같아요. 한 리추얼을 연속적으로 하기보다는 여러 리추얼을 하시는 것이 더 좋으셨던 것 같은데 호기심이 많으셔서일까요?
작년 3월부터 여러 가지 리추얼을 했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나를 껴안는 글쓰기', ‘매일의 감정 일기 쓰기', ‘인문학 독서 & 감정일기', ‘피아노 연주곡 감상하기' 등등 정말 다양하게 리추얼을 했어요. 저는 한 달정도 같이 리추얼을 하면 또 다른 게 궁금하고 다른 리추얼을 하고 싶어지더라구요. 밑미 리추얼이 워낙 다양하기도 하고요. 저는 심리 관련 리추얼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리추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 드림보드 리추얼은 유일하게 두 달 연속 들었네요.
Q. 드림보드 리추얼은 다른 리추얼과 다르게 2개월 동안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드림보드 리추얼을 듣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한 10년 전쯤에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때는 어리니까 여행가기, 파리 에펠탑 가기나 홍콩 야경 보기, 좋아하는 가수인 김동률 콘서트 가기, 빵 만들기, 무언가 배우기 이런 것들로 버킷 리스트를 채웠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 이것저것 부지런히 배우고 시도해 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어느 순간 제가 인생을 너무 급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대한 적은 시간 내에 최대한의 효율과 결과를 내고 싶었어요. 몇 년간 이렇게 지내다 보니 사람을 만나거나 어디 모임에 가면 항상 즐겁고 재미있어야 하면서 뭔가 얻은 게 있어야 하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책을 읽어도 끝까지 읽어야만 하고 꼭 남는 게 있어야 하는거예요.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살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 시간을 잘 쓰는 걸까,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너무 의미를 찾고 너무 잘하려고 하는 데 진짜 내가 원하는 걸까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심리학 용어가 있더라고요. ‘Should be Complex’라고 언제나 무엇무엇 해야 된다는 강박 관념에 걸린 사람이었어요. 이런 사람 특징이 저처럼 생산성과 효율성이 중요하고, 의미를 찾아야 하고, 이렇게 살다 보면 이루는 것도 많고 성취하는 것도 많겠지만 어느 순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깐 브레이크를 걸고 고민을 해보고 싶었어요. 하루 날 잡아서 고민하는 버킷리스트와는 다르게 매일의 일상에서 한번 찾아보고 싶고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드림인지 알고 싶기도 했어요. 보통 우리가 만나서 꿈이 무언지 이야기를 잘 안 하니까요.
Q. 드림보드 리추얼을 하면서 스스로가 느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드림보드 리추얼을 하면서 나타난 저의 변화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 드림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돼서 일상에 더 감사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저는 운전을 할 수 있고 차도 있어서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는데 어떤 분은 자기가 운전을 하는 게 드림이라고 하셨어요. 또 다른 것은 저는 지금 싱글이라 휴일에는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데 아이 엄마나 가정 있으신 분, 그런 자유가 없으신 분들은 자유로운 시간이 드림이었어요. 올해 독립을 해서 이제 저만의 공간에 살고 있는데 누군가는 독립하고 싶다고 써놓으셨더라고요. 그냥 내 삶이고 일상인데 누군가에게 드림이구나.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한 게 아니구나. 그런 것도 생각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꿈을 보면서 영감 얻을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의 인증글을 보면서 이 사람은 이렇게 살고 싶구나. 나도 예전에 이런 거 하고 싶었는데 그런 생각도 해요.
Q.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 드림이 된다는 말이 일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듯해요. 여러 리추얼 중 구름기둥님에게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변화 혹은 성장에 도움을 주었던 리추얼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피아노 연주곡 감상하기 리추얼을 해본 적 있어요. 원래 저라면 안 할 것 같은 리추얼인데, 사람들과 함께 피아노 연주곡을 감상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신청했었어요. 이 리추얼을 하고 너무 좋았던 것이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도 생겼고, 유튜브 알고리즘도 바뀌었어요. 피아노 연주곡을 자주 들으니 일상도 좀 풍부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클래식 1시간 혹은 2시간짜리 편집해 놓은 영상을 틀어두었는데, 한 곡씩 한 곡씩 무슨 음악인지 알고 듣기도 하고 누군가가 추천해 준 것도 기억나요.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영상이나 스토리에 집중했다면 이제 OST에도 집중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감정선도 잘 보이게 되었어요.
Q. 리추얼을 지속하는데 어려운 순간은 없으셨어요? 매일 똑같이 꾸준히 하는 것은 모두가 쉽지 않아 하는 부분이라, 리추얼 권태기 같은 순간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해요.
인증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는 않았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실한 아이었어서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지지는 않아요. 다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내야 하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저에게는 더 힘든 부분이에요. 무언가 어렴풋이 떠오르긴 하는데 굳이 이렇게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거나 원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컨텐츠가 없어서 인증을 못 한 적은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꾸준히 하는 것을 어려워하시는데, 저는 저와의 약속이고 해야 하는 것이라면 꾸준히 성실히 하는 사람이라 리추얼 권태기는 온 적이 없어요. 다만 거의 매달 다른 리추얼을 시도하고 있죠. 리추얼을 하다가 저랑 잘 안 맞는 리추얼은 그냥 하지 않고 제 일상에 집중해요.
Q. 꾸준함이 어렵지 않으신 분을 만나니 앞으로 인터뷰 질문들을 더 큰 시야로 바라보며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누어주셔서 고마워요. 구름기둥님은 약 1년 반 동안 여러 가지 리추얼을 해오셨다고 하셨는데 리추얼에 어떤 힘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드림보드 리추얼을 하면서 생긴 변화와 연결되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첫 번째는 남을 좀 덜 부러워하게 되었어요. 연말이잖아요. 아직 연말 계획이 없는데 동료가 연말에 삿포로를 간다는 말을 들었어요. 일본 삿포로를 생각하니 순간 부럽다 생각이 들다가 드림보드 리추얼을 하던 습관이 있으니까 내가 가고 싶은 데였나 내가 원하는 거였나 생각해 보았어요. 잘 생각해 보니까 사진으로 보면 되게 예쁜 데 직접 가면 추울 것 같은 거예요. 삿포로를 가는 게 좋다 안 좋다를 넘어서 다른 사람이 간다고 하는 거랑 내가 정말 원하는 건 좀 다른 개념이잖아요. 내가 진짜 원하는 거였는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의 성취, 이직이나 창업, 결혼이나 출산 이런 과정도 예전에는 막연히 부럽다 멋지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드림보드 리추얼을 하고 나서는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남을 좀 덜 부러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드림보드에 적으면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인생의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어요.
10월 드림보드 중 하나가 백지영씨 콘서트를 가고 싶다고 썼어요. 연말에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집에서 편도 두 시간도 넘는 거리인 데다가 티켓값도 비싸서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너무 가고 싶은데 그 시간과 돈을 들여서 가야 되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데 너무 신기한 게 한 달도 안 돼서 백지영씨 콘서트가 영화로 개봉한다는 거예요. 백지영 콘서트 인 시네마라고 롯데 시네마에서 개봉한다는 것을 발견을 하고 다녀왔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제가 드림보드를 안 했어도 당연히 그 영화는 개봉했을 것이고 봤을 수도 있고 안 봤을 수도 있지만, 콘서트 영화가 개봉 예정이라는 것을 모르고 드림보드에 써 두었던 것인데 내가 원하는 어떤 방식이 아니더라도 나한테 맞는 길로 이게 이루어지는구나 싶었어요. 제가 만약 드림보드에 써두지 않았다면 그 영화가 개봉한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예요. 이런 경험들이 자신감을 생기게 도와줬어요. 이루어질 일은 언젠가 이루어지는구나.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신기했어요.
Q. 구름기둥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드림보드 리추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마지막으로 리추얼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메이트분들을 위해 리추얼에 대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이제 100세 시대잖아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리추얼을 통해 남은 인생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불안해지고 조급한 마음이 들었는데 지금은 조금 편안해졌어요. 리추얼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10년 전에 저는 경험이나 배움이 되게 중요했다면 지금은 일이랑 공간 그리고 인간관계 이런 게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10년 동안 일도 했고 저만의 공간도 생겼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생각해 보게 되고 저 자신에게 더 솔직해질 수 있게 진실되게 살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리추얼을 통해 어렴풋이 뿌옇게 있는 생각을 선명하게 정리해 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