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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 Jan 30. 2024

찐 책방 크루가 되었다

독립서점 책방지기 알바 일지 #5

책방에서 일하기로 하고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장님뿐이었다. 12월에 오리엔테이션을 포함해서 총 4번을 책방에 갔지만 다른 크루님들은 카톡방 안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 드디어 책방 크루 신년회!!!!


문 닫은 책방에 사장님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의 크루가 모였다. 사실 신년회 전, 사장님에게 책모임을 하고 싶다고 의견을 냈었다. 집에서는 호흡이 짧은 에세이만을 읽고 호흡이 긴 소설이나 두꺼운 책은 사놓고 손대지 않는 나를 발견했고, 점점 늘어나는 병렬 독서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완독률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나를 위해,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책모임을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책 모임은 단순하다. 각자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오면 된다. 책방에서 따뜻한 차와 아늑한 공간을 준비해 두었고 철 지난 달력을 잘라 문장메모를 할 수 있는 엽서로 만들었다. 모임 시작 전 어떤 책을 읽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한 시간 반정도 핸드폰을 보지 않고 각자 집중해서 책을 읽는다. 책모임 말미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나 기억에 남는 문장을 나누고 끝나는 아주 간단한 책모임이다. 과제의 부담도, 정해진 목표도 없이 그저 책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책을 읽는 시간!


신년회 순서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1) 책방 크루 상견례 및 신규크루(나) 환영

2) 건의사항 (불편하거나 개선했으면 하는 점)

3) 새해 책방에서 하고 싶은 행사나 계획

4) 기타


각자 소개를 하고, 건의사항은 없었으며 ㅋㅋㅋ 새해 책방에서 하고 싶은 행사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누었다. 같이 책 읽는 책모임과 인문학 독서 읽기를 하고 싶으신 사장님. 새해 달력을 만든 크루님의 새해 계획 세우기 프로그램과 공간 대여 등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미 능력자분들만 모인 책방 크루분들은 멋있었다. �� 생각보다 사장님이 열심이지 않으셔서?! 조금 놀라웠지만 책방 매출에 대한 걱정은 많으신 것 같아 책모임이 손님들을 모아서 책을 구매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보았다. 


사장님이 개인 사정으로 오랜 기간 비우는 사이 문을 닫으신다고 하여 크루들이 운영할 수 있으니 닫지 말자고 요청해서 크루들끼리 시간을 맞추어 다른 때보다 더 많이 출근하는 일정을 짜게 되었다. 할 수 있지 고럼고럼!!


신년회의 마무리는 갈빗집 �� 정말 맛난 고기를 사주신 사장님께 무한 감사 인사 드리며, 사장님 주머니가 홀쭉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우리의 신년회를 축하하는지, 밖에서 눈이 왔다. 결국 크루 중 한 분은 신년회를 마치고 집에 가기 전 카페에서 눈 오는 풍경을 즐기셨다고 한다. 낭만이 부족한 나는 추워서 그저 빠르게 집으로 퇴근했지만.



몇 안 되는 멤버이지만 같이 책방 이야기를 나누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다 보니 그새 내적 친밀감이 올라갔나 보다. 이제야 찐 책방 크루가 된 것 같은 느낌. 깔깔 웃고 신나게  크루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신년회를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소속된 회사가 없는 자이기에, 오랜만에 신년회를 하니 직원이 되고 소속감도 물씬 올라간 기분이었다. 올해의 책방지기 생활은 어떨까!!!!!!! 기대된다아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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