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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wer Series Jul 05. 2023

<여인의 향기>, 마틴 브레스트 감독

Learning Tango is free of charge.

 한여름만 되면 낮 2-4시에는 너무 더워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든다. 오늘은 어제 비가 많이 내려서 기온이 낮아진 덕에 그 정도의 더위를 느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스터디 카페에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가 싫증을 느껴서 그냥 집에 와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이번 영화는 탱고 영화로 유명하길래 아무 기대도 안 하고 봤다가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았을 때만큼 감동을 받고 인상적으로 보았다. 참고로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 3년 전에 봤던 것 같다. <여인의 향기>는 웨이브 결제를 하면 볼 수 있다. 


 그냥 든 생각인데, 영화 초반에 프랭크 중령이 전화를 받기 전에 하는 대사가 있는데, 사업을 한다고 번역이 되어있다. 근데 그 부분 영어 대사를 정확히 들은 건 아닌데, 번역이 잘못된 건지 미국식 유머인데 내가 못 알아들은 건지 잘 모르겠다. 볼 일을 본다고 해석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영어를 잘 못해서 확실하진 않다.)


 베어드 고교의 찰리는 추수감사절에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한 노인을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선택한다. 그 노인의 성격은 괴팍했고, 자신은 그 노인(프랭크 중령)과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로씨 부인의 간절한 부탁으로 그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게 된다. 추수감사절에 프랭크 중령을 돌보기 위해 그의 집에 방문했는데, 프랭크 중령에 이끌려 같이 뉴욕에 여행을 가게 된다. 하지만 찰리는 좀 심란한 상황이었다. 찰리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니는 우등생이었는데, 찰리의 친구들(그러나 진정한 친구라기보다는 위선적으로 대하는 학생들)이 교장 차를 학생들 앞에서 망가뜨려놓아서 교장의 명예를 실추시킨다. 아마 교장은 1. 자신의 비싼, 남들에게 보이는 고급진 차가 망가진 점 2. 학생들 앞에서 쪽팔림을 샀다는 점 이 두 부분에서 명예훼손이라고 느낀 것 같다. 찰리와 찰리 친구 조지는 누가 교장의 차를 망가뜨리는 준비를 하는지 목격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상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프랭크 중령은 뉴욕에서의 자신의 계획을 같이 온 찰리에게 말해주는데, 사실 자살을 하기 위해서 계획한 것이라고 한다. 

 

 프랭크 중령은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군인이었다. 작가가 그를 군인이라고 설정한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군인이라는 직업의 사전적 정의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전투에 임하는 사람들이다. 프랭크 중령의 대사 중에 자신의 삶은 전쟁터였다고 말한다. 그는 찰리와 함께 자신의 형의 집에 놀러 갔는데, 환영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는 집안에서도 괴팍한 할아버지로 낙인이 찍혀서 외롭게 지낸다. 자신의 편이 없고 적군만 가득한 인생이었다고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기 때문에 '전쟁터'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찰리와 프랭크는 닮은 부분이 많다. 찰리도 친구들이 동등한 친구로서 대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리고 자신의 의붓아버지도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다. 찰리의 주변 사람들이 찰리의 편이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찰리는 상벌위원회로 인해 퇴학을 당할 위기가 생기는 순간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 친구들이 일으킨 사건은 분명 잘못된 것이 맞다. 하지만 프랭크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찰리는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 친구들을 팔아먹지 않는다. 그리고 찰리는 프랭크를 '적군'으로 대하지 않았다. 프랭크가 찰리에게 총을 겨누는 순간에도 찰리는 프랭크를 살리려고 했다. 프랭크에게는 자신과 삶을 함께할 사람이 필요했고, 그 사람은 바로 찰리였다. 


 어떤 작품이든 제목을 가장 신중하게 고른다. 나도 브런치 소제목을 생각하는 게 가장 어려운 거 같다. 이 작품에서 실제로 여인과 여인의 향기가 차지하는 장면은 얼마 되지 않는데, 제목은 여인의 향기인 이유를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들마다 이 작품을 어떤 이미지로 생각하는지는 많이 다르기야 하겠지만, 이 작품을 떠올릴 때면 탱고라는 키워드가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어있기도 하다. 내가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생은 탱고와도 같다는 것이다. 탱고도 헛발질을 하면 그것이 스텝이 되는 것처럼 인생도 실수를 하면 그것이 인생에서의 '스텝'이 된다. 그리고 같이 탱고를 추는 사람이 여인이었고, 프랭크 시점에서 그 여인의 탱고를 따라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여인의 향기였다. 


 우리는 인생에서 항상 바른길로 갈 수만은 없다. 하지만 프랭크가 시력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향기를 쫓아가듯이 우리만의 향기를 맡고 스텝을 밟아나가다 보면 그것이 신념이 될 것이고 곧 바른길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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