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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wer Series Jul 05. 2023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우디 앨런 감독

뉴욕에서 낭만을 찾다.

 마침 비도 오는데 기분도 꾸리꾸리해서 보다 말았던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마저 보았다. 일단 남자 주인공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가 너무 잘생겨서 보게 되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뉴욕의 모습을 보여줘서 이국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사실 tmi이긴 한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유럽으로 여행 가고 싶었어서 이번학기에 교환학생을 지원했는데 떨어졌었다. 덕분에 애매모호한 독일어 실력만 남게 되었다. 아무튼 이 작품을 보니까 유럽이든 미국이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떠오르는 거 같다.


 주인공 개츠비는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다. 어머니가 하라는 것을 억지로 하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여자와 연애를 한다. 개츠비의 예정된 데이트는 애슐리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같이 망가진다. 그리고 애슐리가 유명 남자 배우와 같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나서 개츠비는 좌절한다. 개츠비는 도박을 잘하는데 도박에서 돈을 따서 그 돈으로 에스코트 여성을 고용해서 그녀가 애슐리인 척하고 뉴욕에서 열리는 어머니의 화교 파티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한다. 어머니는 이 여성이 애슐리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도둑이 도둑을 알아보듯이 사실 어머니의 과거도 부적절했던 것이다. 개츠비는 어머니의 과거를 듣게 되고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어머니는 자신의 과거를 가리기 위해서 온갖 교양과 관련된 것들을 아들에게 강요해 온 것이다. 개츠비는 어머니의 과거를 통해 낭만을 쫓기 시작한다. 자신이 뉴욕에서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애슐리를 남기고 떠난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들은 뉴욕에 있다는 사실도 얻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첸이라는 것을 깨닫고 둘은 시계탑 아래에서 만난다.


 개츠비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데 억제되는 모습은 영화 전반에 걸쳐 나온다. 친구의 부탁에 의해 학교 과제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게 되는데 이때 첸과 키스를 한다. 처음에 여자친구 생각이 나서 키스를 잘 못하겠다고 한다. 컷이 세 번 정도 나고 나서야 키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개츠비의 여자친구 애슐리는 어머니의 강요 중 하나라고 보인다. 아직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행동해야 했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보인다.


 단순히 포스터 보고 영화를 보게 된 것이었는데, 나도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을 타인이 아니라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전에 잠깐 독일에서 의과대학을 다니는 것으로 진로를 결정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금방 접긴 했지만 그만큼 독일어가 좋았다. 하지만 내가 의사를 하고 싶은 이유가 타인의 시선이라는 점이 컸고, 내가 의학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바꾼 적이 있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만족을 한다.


 약간 글을 수정을 하자면, 이 작품에서 남주의 어머니처럼 나의 단점을 타인에게서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럼 그 순간부터 그 타인에게 내 단점을 투영하게 되는데, 이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고 생각이 든다. 내 치부를 인정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고, 타인의 내면까지 평가하고 깎아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싫어지게 된 게 정말 상대방의 행동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싫은 모습이 상대방에게 보여져서 그런 것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일단 요즘 장마철이기도 하고 이국적이면서도 티모시 샬라메의 영화가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이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낭만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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