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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wer Series Jul 04. 2023

<사마에게>, 와드 알카팁&에드워드 와츠 감독

전쟁은 아이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글을 하루에 한 편은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래도 <전쟁과여성영화제> 후기는 써야 할 거 같아서 휴대폰으로 작성하고 있다. 지인님 sns 타고 알게 된 영화제이고 좋은 기회로 무료로 <사마에게>라는 독립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홍대 롯데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봤다.


 시리아 내전에 관한 영화이고 이 영화를 제작한 와드 알카팁이 자신의 아이 사마에게 보내는 영상 영화라고 보면 될 거 같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이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다른 영화로는 REC라는 공포영화가 하나 있는데 장르가 다르기도 하고 이 주제에는 적절하지 않으니까 설명은 생략할 것이다.)


 사실 시리아 내전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정말 전쟁에 대해서 아는 바라고는 무지했다. 뉴스도 잘 안 보고 살아서 전쟁이 일어나는 줄 몰랐다.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하게 생각해 왔으면서 누구보다 전쟁에 무관심했던 내 모습이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면서 시리아에 대해서는 “아 저 지역은 원래 전쟁이 잦으니까”하고 가볍게 넘겼었다. 영화가 끝나고 짧은 씨네토크가 진행이 됐었는데 시리아 내전은 다른 전쟁과는 다른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전쟁이라고 하면 1:1의 상황을 띄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시리아 내전의 경우 너무 복잡한 나라들과 군대들의 관계를 맺고 이루어지는 전쟁이라고 전해 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나라들의 관계가 어떻고 하는 광범위한 차원을 다루고자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가족 영화이다. 와드 알카팁의 가족을 다루고 있는데, 국제정세를 보여주지 않는다. 와드 알카팁 가족이 전쟁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그녀의 주변에서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전쟁을 겪으면서 어떤 일을 겪는지 영상 속에 담아냈을 뿐이다. 국가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개념이었는데 전쟁 속에서는 국가는 개인을 해치고 있다.


우리가 전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는 고아가 있다. 고아는 전쟁 속에서 피해자를 상징한다. 하지만 전쟁은 아이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즉슨 전쟁을 일으킨 것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들이라는 것이다. 가해자가 또렷하게 있는데 피해자의 형상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려해 볼 지점이다. 그리고 와드 알카팁이 <사마에게>를 찍으면서 사마에게 선물해주려고 한 이유가 중요할 것 같다. 와드 알카팁의 남편 함자는 의사이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살린다. 와드 알카팁과 함자는 각각 타지에서 알레포로 대학을 같이 다니게 되어 알레포를 지키게 된 케이스인데, 알레포가 포위되어도 알레포를 떠나지 않고 신념을 행동으로써 옮긴다. 타지에 살고 있는 함자의 부모님을 방문하면서 함자의 부모님이 사마라도 우리들에게 맡기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함자와 와드는 사마도 알레포에서 함께하기로 결정한다. 나는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전쟁 속에서 가족이라는 운명 공동체를 함께 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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