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관리, 사회생활, 그 어려움에 대하여
최근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내가 속한 조직의 한 부서원이 나를 직장 내 괴롭힘과 퇴사종용 등으로 고발했다.
그 사람의 고발한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낀 감정은 복합적이지만 하나였다.
당황, 그리고 분노였다.
회사에서 누군가를 관리한다는 건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다.
특히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차높은 직원을 관리하는 일은 더 그렇다.
단순히 일을 잘 못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괜찮다.
시간을 들여 피드백하고, 수준을 높이고, 나아가 성장할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시작된다.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고 조직의 기준을 낮추려 하고, 때로는 사내 정치나 소문으로 버티려 한다면
그때부터 리더의 고민은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게 된다.
당연히 회사는 그럼에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다.
한국의 노동법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매우 강하게 설계되어 있고,
해고는 대부분의 기업에게 사실상 마지막 수단에 가깝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이야기고 90% 공감한다. 경영진의 힘은 견제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나는 한 조직의 리더로서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게 됐다.
과연 조직에 부정적인 사람까지도 동일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걸까.
성과가 지속적으로 미달되고,
피드백이 반복적으로 거부되고,
조직 내부에 갈등과 소문이 퍼뜨리기 시작할 때,
그 상황에서 리더에게 남는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대화를 시도하고,
어떻게든 기회를 주고,
한번 더 기준을 설명하고,
꾸역꾸역 더 기대해본다.
대부분의 리더는
가능하면 끝까지 사람을 지켜보려고 할꺼다.
문제는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구성원들이 받는 피로도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이번 일을 겪으며 내가 느낀 건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조직을 보호하는 장치”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이 기준을 무너뜨릴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경영진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기준을 지키는 사람들, 묵묵히 성과를 내는 사람들.
그들에게 돌아가는 메시지는
때로 이렇게 들리기도 한다.
“일의 퍼포먼스보다 결국 어떻게든 버티는 사람이 유리하다.”
나는 여전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질문도 던지고 싶다.
조직의 기준을 무너뜨리는 행동까지도 보호되어야 할까.
그리고 또 하나.
리더는 언제까지
사람을 지키는 역할만 해야 할까.
조직을 지키는 역할은 누가 해야 할까.
이번 일을 겪으며
나는 그 질문 앞에 제대로 처음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