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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프터문 Jan 04. 2016

이별

참나무 식탁, Table 003




 "돌아오는 표 없이 떠난다는 얘기지."

"응."

"그럼 언제 돌아오는지는 알 수가 없겠네."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바닥으로 가만히 식탁 위를 쓸어내렸다.

그의 등 뒤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식탁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가락 가장자리가 은빛으로 빛났다. 

 




방에 남은 것은 창가에 놓인 식탁이 전부였다. 

그는 어제 밤 11시에 전화를 걸어 식탁을 나에게 주겠다고, 

근데 의자는 없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전화 한 통에 

우리는 다시 이 방에 마주 서 있게 되었다. 

식탁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진 불안한 단호함 때문이었을까. 

식탁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사라진 물건들의 자리에는 

장마철 구름 같은 공기가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  

빈 방에 울려 퍼지던 나의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 사이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떠나간 그보다 

빈 방을 가득 채운 이 공기가 먼저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식탁을 쓸어내리던 손을 멈추고 나를 보며 말했다.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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