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식탁, Table 003
"돌아오는 표 없이 떠난다는 얘기지."
"응."
"그럼 언제 돌아오는지는 알 수가 없겠네."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바닥으로 가만히 식탁 위를 쓸어내렸다.
그의 등 뒤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식탁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가락 가장자리가 은빛으로 빛났다.
방에 남은 것은 창가에 놓인 식탁이 전부였다.
그는 어제 밤 11시에 전화를 걸어 식탁을 나에게 주겠다고,
근데 의자는 없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전화 한 통에
우리는 다시 이 방에 마주 서 있게 되었다.
식탁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진 불안한 단호함 때문이었을까.
식탁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사라진 물건들의 자리에는
장마철 구름 같은 공기가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
빈 방에 울려 퍼지던 나의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 사이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떠나간 그보다
빈 방을 가득 채운 이 공기가 먼저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식탁을 쓸어내리던 손을 멈추고 나를 보며 말했다.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