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살구클럽으로 시를 배우다.
남정네가 쓴 글이라기엔 다소 많이 민망하오니. 감수성이 없거나. 뭔가 민망스러운 느낌이 나면 혹은 날 것 같으면. 스크롤을 절대 내리지 마시오.
처음엔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
그다음엔 신비로웠죠.
그리고 지금은 벅차요.
의미와 의도를 알면 알수록 한로로의 음악들은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또 가볍고 몽글몽글해요.
몽글몽글 기분 좋아지면 마음 한 조각들이 찢길 듯 아픕니다. 아픈 게 아니라 쓰리고 칼에 베인 것 같고. 불타는 것 같이 아파요.
무슨 말이냐고요?
우우우우우우~ 그래 내 잘못인 거죠
우우우우우우~ 날 잡아가세요
<용의자 가사 중>
그래요. 한로로씨 날 잡아가세요.
인트로 글에 사실 거짓말을 초큼 넣었습니다.
'처음엔 너무 감동스러웠다'
순 거짓말입니다. 원래 한로로에 대해 초큼 알고 있었거든요.
금붕어, 입춘 2가지 곡에 대해 들었고.
"어 괜찮은 인디밴드 가수인가 보네."
정도로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잊고 있던 한로로 가...
어떤 무지막지한 알고리즘에 의해
https://www.youtube.com/shorts/Jt52jAtESxU
제 눈앞에 나타나는 거 아니겠어요?
26년 올해의 음악인 한로로가 하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았으면 해서 진심을 다해 썼습니다."
어떤 김 아무개 프로듀서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도 아니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한로로는 이 순간부터 저에게 활로로가 되었습니다. 바둑에서 활로는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네 요즘 제가 살아가는 힘입니다.
아무튼 돌아와서.
이 한로로씨는 당최 무얼 위해 음악을 만들었을까?
나무위키도 보고 여러 인터뷰도 봤는데. 그녀의 음악의 동기부여나 시작의 키워드는
#우연히
#무작정
이 두 단어입니다. 그러다가 본인의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가사에 하이틴한 감성을 덮어 가수 한로로라는 장르를 만들어가고 있죠.
그래서 모든 음악을 다시 들었습니다.
2주간 엄마보다, 와이프보다 더 많이 들었던 여성의 목소리는 한로로였어요.
일 하면서, 운전하면서. 그 모든 시간을 한로로의 곡들을 들었습니다.
다시 들어보니. 롤러코스터와 김윤아의 혼합결정체인가?
아니다. 일본의 아이묭인가 했습니다.
서정적인 가사에 담백한 목소리가 들을만하다. 정말 노래가 좋다. 이 노래도 좋네. 아 이 노래는 내 스타일은 아니다.
보통 저는 꽂히는 가수가 새로 생기면(앨범 2개 이상 있는 가수일 경우) 1달 정도는 그 가수에게 빠집니다. 그 정도 일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노래를 듣다 보니. 가사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미칩니다. 미쳐요.
할렐루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참고로 무교입니다.)
한로로 가사 진짜 미쳐요. 아 이 미쳤다는 감정을 어떻게 글로 풀어야 할까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요. 답이 없습니다. 미칩니다.
이 문과(국문학과 출신)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버린 아이콘이 주는 이 싱숭생숭한 느낌들이 신기합니다.
시집을 자주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한로로의 가사들을 보며 함축된 문장의 의미를 읽으려 할 것 같고요.
저 가사들의 이유를 찾기 위해.
'자몽살구클럽'의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 아직 '자몽살구클럽'을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왜냐면. 이 책까지 읽고 노래를 들으면 울면서 일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마 다음 주쯤. 한로로의 첫 소설인 '자몽 살구 클럽'을 읽고 돌아오면.
한로로의 예찬가에 이어 한로로의 대 예찬글을 이어 쓰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로로에 대해서 제대로 입문하고 싶다면 사실 제 글보다는 김일오(이번에 알게 된 귀인) 유뷰트를 참고하심이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95eGZjIR14
김일오 유투버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바로 우울과 슬픔을 다루는 작품의 책임이에요. 우울과 슬픔을 창작자로서 그냥 '전시'만 하는 게 책임감을 갖습니다. 이 문제를 이 시대 사람들이 고민하게 만드는 그 '고민'을 했다는 점"
그게 자몽살구클럽의 앨범과 자몽살구클럽 책의 화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점을 대중문화 평론가들이 인정해 준 걸 거구요.
아무튼 감성돌이들. 홍대병 걸린 인디쟁이들. 들어보세요.
"이미 한로로는 유명해 바보야."
그렇게 말해주신다면?
헤헤 바보입니다. 한로로 포레버!
아 저만의 한로로 최애곡 리스트
두구두구두구
5위. 입춘
4위. 사랑하게 될거야
3위. 0+0
2위. 용의자
1위. 금붕어
'금붕어파'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