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얼음 두 개의 의미

by 오후의 책방

오랜만에 만난 대학동창들, 해운대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다시 헤어질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바다도 볼 겸, 커피 한잔 사준다며 데리고 나갔죠. 마침 해운대에는 별다방이 아침 일찍 문을 열었더군요.


“얼음 두 개씩 넣어주세요.”


친구들은 의아해했습니다. "얼음 두 개는 왜 넣냐?"
"그렇게 넣으면 뜨겁지 않게 바로 마실 수 있어."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손을 데인적이 있습니다. 커피를 들고 버스를 타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누군가와 만나 커피를 시켰는데, 너무 뜨거워서 이야기 내내 한 모금 못 마십니다. 짧은 만남은 그렇게 끝나고 혼자 남은 뒤에야 커피는 마실만큼 식어있습니다.

커피는 대화를 따뜻하게 해 줍니다. 커피는 사람을 만날 구실을 만듭니다. 날씨라도 쌀쌀해진 무렵엔 “따뜻한 커피 한잔할까?”라는 제안을 거절할 분 얼마나 될까요?

겨우 얼음 두 개는 사람에 집중하게 해 줍니다. 대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죠. 함께하는 시간을 커피의 따뜻함으로 채우게 한답니다.

겨우 얼음 두 개를 넣은 아메리카노를 마신 친구들은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와! 나도 이제 무조건 얼음 두 개다.”


혹 지금 나의 상태가 너무 뜨겁다면 얼음 두 개만 넣어보면 좋겠네요. 긴장을 내려놓고 나를, 주변을 볼 수 있는 얼음 두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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