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누에는
다섯번 허물을 벗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단다
실을 뽑아 집을 엮으면
제 죽을지도 모르고
날마다 뽕잎 먹고
실 토해낸다
심장을 뽑아내고
창자를 뽑아내고
빈껍데기만 남아
늙어버린
소녀의
곱고 가늘던
봉숭아 손가락은
흙먹은 누에가 되었다
명주 고운 옷
누님 시집갈 때
나 장가갈 때, 손자 돌잔치에
다섯 손가락 가물거린다
그 고운 실은 어디메 두고
삼베 옷 입고
후울적 날아갈까봐
시간을 묶는다
프로듀서/기획제작자/서평가/ Youtube <오후의 책방> 크리에이터/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은퇴하면 작은 책방을 꾸려 동네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