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문화의 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후의 책방 Aug 06. 2020

류호정은 정치를 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혐오를 '미워'하며...

류호정은 자신의 옷이 논란이 될 것을 알았을 것이다. 언론은 논란을 조명하고 해석을 덧붙일 것이다. 댓글은 국회의원의 품위와 꼰대 논란, 젠더 논쟁에 더하여 백이면 백이 다른 가치관을 풀어낼 것이다. 이에 더하여 몇몇 정치인들은 이 논란을 서핑보드를 타듯 입지를 높일 정치적 말을 고민할 것이다. 


류호정은 정치를 하고 있다. 그 소재가 박원순 전 시장의 장례 참석의 문제든, 청년과 복장, 젠더 문제든 그렇게 정치인으로서 어젠다를 끌어내는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

'지민知民'이란, 정치적 행위가 갖는 이면, 그 함의를 들여다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에 공감할 때 지지를 보내고, 공감하지 않을 때는 무관심해야 한다. 관심은 언론을 집중시키고, 논쟁에 뛰어드는 순간 소용돌이에 빠진다. 그 순간 항해는 더 이상 어려워진다.


류호정은 항해가 버거운 여당과 자기 배에 구멍을 뚫는 야당 사이에 돌을 던졌다. 가라앉은 돌은 소용돌이를 만들고, 또 하나 물결을 만든다. 각자도생의 정치판에는 소용돌이에 끌려들어 가는 정치인과 무관심인 척하는 정치인으로 나눠질 것이다. 정치판에 소용돌이가 많아지는 것은 권력의 구도가 집중되는 것을 막는다. 소용돌이는 때론 이슈를 덮기도 하고, 다양성을 가져온다. 시간이 지나면, 아니 이미 정의당은 알고 있을 것이다. 류호정이 X-woman이 아니란 걸.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 유시민은 권위주의에 돌을 던졌다. 당시에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류호정을 기준으로 보면 그 물결은 여전히 퍼지고 있다. 행위가 대중의 의식과 시대정신의 방향을 바꾸려 한다면, 그 행위는 정치적 행위다. 크든 작든, 성공했든 실패했든 또 다른 행위의 사례, 근거가 된다. 그러니 정치인으로서 류호정과 정치인으로서 유시민을 같은 선상에서 보았으면 좋겠다. 여자이며, 청년인 정치인 류호정이 제시하는 어젠다가 무엇인지 보자. 여자만 보거나, 청년만 본다면 그건 비난이 아닌 다양성에 혐오를 쏟아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일베나 남혐이나 그 지긋지긋한 진절머리 나는 혐오 감정은 빼고 논의하자. 아차! 이런 소모적 논쟁을 사실 내심 바라는 이들도 적진 않을 거다. 어젠다 세팅하는 곳을 살펴보면 이 약아빠진 이들이 누군지 곧 알 수 있을 터, 이런!


그의 옷은 정치적 행위다. 그가 던진 돌에 소용돌이에 빠질지, 앞을 향해 나아갈지는 선택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선택은 항해를 택했으면 한다. 나의 선택은 한동안 쓰지 않았던 B급 평론을 쓰는 것이다. 훗!


  #류호정, #복장논란, #유시민, #정의당

매거진의 이전글 펭수의 시대, '개인'은 어디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