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을 위한 아포리즘
신이여, 제게 당신이 있다면
그 문을 열게 해 주세요.
산산이 조각난 지식들을
다시 엮어주세요.
파괴하고 불태워진 잿더미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숨을 불어넣어주세요.
봄에 내던져진 것들은
여름에 근본을 잃어버리고
온갖 잡설과 교만으로 떠들어 대고 있어요.
눈이 어둡고 귀가 밝지 못한
가여운 이들이 그들의 꾐에
눈을 찌르고 귀를 뽑아버렸습니다.
신이시여, 저 안에 당신과
저 밖에 당신이 하나임을 알고 있습니다.
신을 잃어버린 시대에
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토록 힘겨운 것은
신이 살아있을 때에
신의 이름으로 저질렀던
죄업 때문이겠지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뿌리가 잘린 나무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당신이 우는 소리에
마음이 찢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