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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책방 Nov 22. 2023

무지개

왜 땅을 보고 걷냐 하십니까

하늘을 떠나왔기 때문입니다

작은 생명 하나, 제 발에 치일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제 발아래 누구의 눈물 핏물이

흐르고 있는지, 눈길조차 주지 않는

무지한 자들, 잔인한 자들이

우러러보는 하늘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하늘이 되어 줄 겁니다

내가 햇살이 되어 줄 겁니다

모진 하늘이라, 험한 하늘이라

울부짖는 이에게

부서진 햇살이라도

되어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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