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에피소드
우린 어느 길에서 엇갈렸는지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는가
신은 왜 하필 지금에서야 우리를 만나게 했는지
혹여 서로를 너무 강하게 끌어당기기에
중력에 이끌려 온 별이
부서지듯 튕겨나가듯
손잡을 찰나조차 허락되지 않고
다시 멀어질 것이기에, 돌아오지 않기에
이렇게 느리고 지루한 날
만나게 하셨던가
그렇게 너는 느릿느릿
내게 다가오고 있는 중이던가
새끼손가락 하나 꼭 쥐는 것 정도는
허락되겠지
그건 놓치지 말아야지
원심력이 아무리 강해도 고리하나 걸어
너의 주위를 빙빙
멀어지지 않고 다가가지 않고
돌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