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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 장규일 Oct 19. 2018

한국 디제이들의 성지, '디제이코리아'

장규일의 '퇴근 후 디제잉' 인터뷰 #03

한국에서 디제잉을 취미로든 직업으로든 시작한 사람 중에 디제이 코리아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난 10년간 한국 디제이 씬에 디제이 코리아의 역할은 크고 넓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1년간 디제이 장비 회사를 이끌어 온 장비 회사, 10년간 이 문화를 이끌어 온 팬 중 하나로서 ‘디제이 코리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디제이 코리아를 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디제이 코리아 이재훈 대표라고 합니다. 올해로 제가 디제이 코리아를 시작한 지 11년이 지났네요. 예전에 미디 앤 사운드라는 곳에서 무역 관련 업무를 진행하면서, 디제잉 장비 회사 중 하나인 베스탁스라는 브랜드를 맡아서 하게 되었고, 개인 사업을 위해 퇴사 후, 지금까지 디제잉 장비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제일 궁금했던 것이, ‘왜 많은 아이템 중에, 디제잉 장비를 선택했을까?’였는데요. 


제가 맡던 업무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았는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장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특히 일본의 경우, 장비 판매점이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와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당시 우리나라에는 디제이 장비를 판매하는 곳도 거의 없었고, 있다고 해도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곳이 없었어요. 저는 거기서 희망을 본 거죠. 우리는 일본 트렌드를 몇 년 차를 두고 따라가는데, 앞으로 몇 년 후, 지금 일본에서 유행되는 것들이 한국에 올 텐데, 디제이 장비도 머지않아 한국에 정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 베스탁스와 사업을 시작했고, 차츰 하나씩 업체를 늘려가게 되었습니다.

혹시 다시 사업하기 전으로 돌아가신다면 여전히 똑같은 선택을 하실 거 같으신가요?


(웃음) 제가 디제잉 장비 판매에만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문화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는 편이 더 맞을 겁니다. 해외 출장을 다니며 장비 사업의 가능성을 느꼈다면, 문화적인 부분은 아마 2004년경에 워커힐에서 열렸었던 디제잉 파티들을 보면서 크게 느꼈어요. 당시 칼 콕스라는 디제이가 내한공연을 왔었고, 베스탁스에서 칼 콕스 전용 믹서를 지원해주기로 해서 제가 현장으로 나갔거든요. 큰 기대 없이 나갔다가, 호텔 들어가는 입구 언덕 중턱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신기해서 따라가 봤어요. 알고 보니 칼 콕스라는 디제이 1명을 보러 온 사람들이었어요. 디제이가 중심이 되는 파티라는 걸 난생처음 본 거죠. 사실 저는 칼 콕스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웃음) 막상 디제이라고 나온 친구를 보니, 배불뚝이 흑인 대머리 아저씨였는데, 내심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와서 열광할까?’ 싶었죠. 그런데 공연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알게 됐죠. 놀러 온 사람들도 다들 어찌나 잘 놀고 즐기던지, 그때 이후로 ‘디제잉 장비, 문화 이 모두가 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비전이 있다’라고 확신하게 되었어요.


그간 사업을 하시면서,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요?


이 일을 해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문화는 일종의 흐름이잖아요. 누가 혼자서 억지로 바꿀 수 없고, 대중들이 즐기고 선호하는 것에서 흐름이 시작되고 이어지게 되거든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흐름을 느끼고, 잘 따라가는 게 전부죠. (웃음)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고, 뒤에서 비웃었던 사람들도 더러 있었을 거예요. 누군가의 입장에선 시장성 자체가 하나도 없는 아이템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시작해서 선점했던 게 효과가 있었던 거죠. 제가 회사를 나와서 독립했을 당시 같이 일하던 거래처인 베스탁스 측에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어요. ‘내가 이번에 독립해서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데, 예전 내 회사랑 계속해도 되고, 나랑 새롭게 시작해주면 더 고맙겠다’ 고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자마자 고맙게도 바로 저랑 같이 일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당신이 속해 있던 회사랑 일을 한 게 아니라, 당신을 보고 일한 거다. 그래서 당신과 함께 일하는 게 앞으로 더 중요하다’ 라고요. 이 분야에 희망을 보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참 많은 신경을 쓰면서 일했는데, 이런 결과를 얻게 돼서 사업 초기에 정말 큰 힘이 되었고 의미가 남달랐어요. 그리고 페스티벌에 장비 후원사로 참여해서, 회사 로고가 행사 포스터 함께 현장에 부착되는 모습이라 던 지, 무명이었던 디제이들과 스폰서십을 맺고 도와주고 나중에 그 친구들이 잘될 때도 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말 기분이 좋답니다.

디제이 코리아 공식 서포팅 아티스트 목록

대표님처럼 본인도 장비 회사를 하겠다며 찾아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 거 같으세요?


사실 그간 참 많은 사람이 찾아왔었어요. (웃음) 모든 사업이 그렇겠지만, 특히 이런 형태의 회사를 운영하려면 처음에 금전적, 시간상으로 참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물론 예전보다 시장의 규모가 커져서, 외부에서 보면 나름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 있겠죠. 그러다 보니 종종 너무 쉽게 ‘장비 회사 한번 시작해볼까’ 하고 접근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게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거든요. 특히 기존 장비에다 새로 나오는 장비들의 재고까지 쌓아야 하고, 각각 판매를 독려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참 쉽지가 않거든요. 저도 초창기 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보냈다고요. (웃음) 모든 건 자기가 얼마나 리스크를 지고, 책임을 다해 본인의 시간과 돈, 열정 등을 많이 투자하느냐에 달려있겠죠.


한국 디제잉 씬의 산 증인 중 하나이신데, 그간 변화해온 디제잉 시장에 대해 평하신다면요?


많은 돈이 EDM 씬으로 들어오고 있고, 그에 따라 이 바닥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건 확실해요. 그런데 커지는 덩치에 비해 로컬 디제이들이 느끼는 수혜는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아주 아쉽죠. 물론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흥행의 성패를 결정하는 헤드라이너에 집중하고 큰 비용을 쓸 수밖에 없어요. 행사가 성공을 해야 그다음이 있는 거니깐요. 그런데 너무 그런 쏠림이 계속되다 보니 로컬 씬에 돌아갈 기회가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리고 로컬 디제이들도 지금보다 좀 더 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종종 디제이들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는데, 많은 디제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디제잉 실력도 실력이지만, 저는 한국 로컬 디제이들도 본인의 히트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아티스트로 더 성장했으면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아요. 지금 당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고 해서, 바로 히트곡으로 이어지거나 디제이 본인에게 바로 수익을 되는 게 아니거든요. 투자 대비 효용이 적다 보니, 본인 프로필에 1줄 채우기 위한 결과물,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 낼 움직임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해요. 비록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좀 더 많은 팬이 듣고, 이해할 만한 그런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세계 1위 디제이 장비 회사 파이오니아와도 오래 일하고 계시는데 이 회사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요?


굉장히 공격적인 회사라고 봅니다. 현재 자기들이 1등을 하고 있다고 해서 절대 안주하지 않아요. 더 적극적으로 R&D를 하고 더욱더 많은 시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어요. 물론 그간 출시한 제품 중에서 실패한 것들도 적잖이 있죠. 초창기에는 NI라는 회사가 디제이 장비 중 컨트롤러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는데, 사용자들의 의견 수렴에는 소극적이었고 오히려 자신들의 고집대로 가버렸어요. 그 틈을 파이오니아가 파고들어서 결국 장비 시장 점유율을 전체를 뒤집어버렸죠. 초창기 파이오니아는 프리미엄 성격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입문자, 초·중급자들을 위한 라인업도 충실히 갖춰 나가는 모습도 보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장비의 견고함에 있어서, 파이오니아 사를 따라올 회사가 없어요. 가정용 디제이 장비는 차치하고, 전문가용 장비만 예를 들어보죠. 디제잉 장비들이 사용되는 장소를 떠올려 보면 전자 기계가 놓이기엔 상당히 악조건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담배, 술, 스모그, 먼지 등 많은 악조건 속에 노출되어 있는데, 장비 내구성이 좋지 않으면 얼마 버티지를 못해요. 실제 타사의 신품 장비가 모 업장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4개월을 채 못 버티고 고장 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라던지, 트렌디한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죠. 예전에 파이오니아는 CDJ, 테크닉스는 턴테이블, 베스탁스는 배틀 믹서, 그리고 아날로그 믹서에는 알랜 앤 히스를 이야기할 정도로 시장에 다양한 장비들이 존재했었는데, 점점 소수 장비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그 다양성이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업계 사람 중 한 명으로 상당히 아쉬워요.

요즘 일반인들이 장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실제 현장에선 어떠신가요?


정말 많이 변하고 있어요. (웃음) 예전엔 직업적으로 디제이를 생각하는 사람들만 장비를 사러 왔었어요. 그리고 선택지도 턴테이블과 CDJ, 딱 두 가지만 있었고 금액도 몇백만 원부터 시작이었죠. 그러다가 장비 회사에서 컨트롤러라는 기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몇백만 원에서 몇십만 원 수준으로 장비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예전에는 하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못 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디제이를 업으로 하기 위해 장비를 사는 게 아니에요.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기를 구매해서 즐기듯, 취미로 디제잉 장비를 사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요. 대학 축제에 디제이가 음악을 트는 건 이미 옛날이야기고, 중고등학생들도 야외로 놀러 가면 가방에서 작은 스피커와 컨트롤러를 꺼내서 음악 틀고 논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된 거죠. (웃음) 


디제잉 장비를 구매하려는 분들에게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옷이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말 그대로 예산에 맞춰서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찾으면 되거든요. 이젠 입문용 장비들도 상당히 잘 나와서, 취미로 디제잉을 즐기는 데 있어서 기능적인 부분이 현저하게 차이 나진 않아요. 입문용 장비를 사서 쓰다가 기회가 되면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걸 추천해요. 요즘은 해외 직구도 많이 하시잖아요. 저는 그것도 소비자의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직구 제품이 A/S라던가, 중고 판매 가격에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초기 구매 가격에서 얻는 장점이 더 크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시니깐요. 장비를 구매하는 분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제대로 선택을 할 수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컨트롤러나 올인원 장비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장비 시장이 활기를 띤 거 같네요.


‘게임 체인저’라고 불리는 디제잉 장비들이 있어요. 말 그대로 등장과 함께 판을 바꿔버린 장비죠. 파이오니아 컨트롤러 중의 하나인 DDJ-SX 모델이 그중 하나인데요. 발매 당시 정말 난리가 났었어요. 당시 NI 사의 S4라는 장비가 업계 최강이었는데 이 시장을 다 잡아먹었죠. 그리고 올인원 장비인 XDJ-RX가 나오면서 한 번 더 판을 뒤집어버려요. 중저가 CDJ 장비를 찾던 사람들 대부분이 이 장비로 넘어가 버릴 정도였으니깐요. 턴테이블에서 시작한 장비가 CDJ, 컨트롤러를 거쳐 이제 올인원으로 넘어가고 있고, 매출에서도 컨트롤러와 올인원이 차지하는 부분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저는 장비의 발전이 디제이와 EDM 문화가 바뀌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를 했다고 생각해요. 초창기 LP를 틀던 시절에는 음원이 한정적이고 구하기가 힘들어서, 음원으로 수백, 수천만 원을 쓴 디제이들도 많았거든요. 그러다가 CD와 MP3가 호환되는 장비가 나오고, 이제는 USB나 외부 저장 장치를 연결해서 음악을 틀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음원을 구하는 데 사용했던 큰 비용과 시간을 줄여, 본인들의 곡 작업이나 무대 퍼포먼스 연습에 투자하는 형태로 바뀐 거죠.

이런 빠른 변화에 오히려 반감을 품는 사람도 있지 않나요?


그런 분위기도 어느 정도 있죠. 공교롭게도 다양한 디지털 장비가 나오는 상황에서 턴테이블과 LP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최근 2-3년 간 관련 장비 판매가 늘어나기도 했어요. 요즘 테크노 계열의 음악을 트는 디제이들이 턴테이블과 알랜 앤 히스로 장비를 구성하면서 그 장르를 플레이하는 디제이들에게 일종에 정석처럼 유행을 타는 거 같아요.


퇴근 후 디제잉처럼, 집이나 학원 등에서 디제잉을 배우고 준비하고 있는 여러 아마추어 디제이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요?


얼마 전에 KT&G에서 주최한 디제잉 대회에 가게 된 적이 있었는데 예전과 너무 다른 모습에 개인적으로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예전엔 굉장히 절실한 친구들이 대회에 주로 참가를 했었거든요. 데뷔를 위한 일종의 등용문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그런 절실함보다 디제잉 그 행위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더 느끼기 위해 참여한 거 같았어요. 대회에서 입상해서 디제이로 더 유명해지겠다는 것보다 우선 자기들이 그걸 한다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거죠. EDM 문화 자체가 젊은 층들이 내는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하는 거잖아요.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즐겁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만약 업으로 이 길을 걷길 희망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시야를 넓혀가는 게 필요하겠죠. 예전에는 디제잉과 작곡을 아예 별개의 분야로 인식하고 선을 그었다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두 가지가 섞이면서 디제잉을 하면서 곡을 쓴다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워졌어요. 많은 젊은 친구들이 하루라도 더 젊을 때 본인의 에너지를 쏟고 노력했으면 해요. 이런 시간이 쌓이면 그렇게 오래지 않아 제가 그토록 기대했던 이 문화의 내실이 채워지는 날이 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저희가 운영하는 레이블도 있고 항상 열려있으니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현재 디제이 코리아에서 운영하시는 디제이 코리아 레코드라는 레이블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를 올해로 11년째 하고 있으면서 제일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문화 콘텐츠였거든요. EDM 공연 문화는 이제 거의 정점을 찍을 정도로 발전을 한 상황이거든요. 아시아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만큼 대규모의 페스티벌이 자주 열리는 곳이 없을 정도예요. 10년 전보다 외향적으로는 정말 많이 커졌는데, 알맹이는 여전히 부족해요. 우리나라에 믹싱 잘하는 디제이들은 참 많은데, 작품 특히 히트곡이 있는 디제이들이 너무 드물다 보니 그다음 단계로 커나가지 못하는 거 같아요. 저는 예전부터 그런 내실을 채우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고, 2016년부터 자회사로 레이블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요. 레이블을 하기 전에 시장 조사를 해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레이블 현황이 몇 가지로 나뉘더라고요. 먼저,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크루 형태의 레이블이 있어요. 그리고 클럽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블이 있고, 학원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활동하는 레이블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SM 같은 대형 기획사에서도 EDM 레이블을 만들었죠. 정말 다양한 형태의 레이블들이 생기고 있지만, 각 레이블은 그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있어 보였어요. 음악 콘텐츠라는 게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을 들여 콘텐츠를 쌓아야 했기 때문에, 우리가 더 나서서 가능성 있는 친구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죠. 장르의 경우에도 EDM 만이 아니라, DJ 기반의 음악을 만드는 레이블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비주류 음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어요. 우리 레코드 홈페이지를 보시면, 언제든 데모를 보낼 수 있게 되어 있으니,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 중 관심 있는 분이 계신다면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숀의 곡이 정말 대단한 히트를 했잖아요. 예전부터 한국인이 만든 전자 음악이 대중음악 차트에서 보였으면 했는데, 이번에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즐거웠어요. 몇 년 전 디제이 한민의 빠세처럼, 전자 음악 씬에서 그런 대중적인 히트곡들이 지속해서 나와줘야 씬이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자 음악 콘텐츠들이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대중적 지평을 넓힐 수 있다면, 디제잉 장비를 시장에 억지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http://www.djkorearecords.com

클럽과도 협업을 시도하는 거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장비 판매 이외에 현재 아티스트, 디제이들, 그리고 클럽과 학원들과 스폰서 쉽을 맺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앞서 말한 요인들은 이 씬에서 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부분이거든요. 모두 다 손을 잡고 각자 내뿜는 에너지가 서로 잘 흘러갈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학원에서 배운 사람들이 베뉴에서 음악을 틀 수 있게 주선해 준다거나, 로컬 디제이들을 클럽이나 학원에 소개해주는 일을 들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를 말씀해주신다면요?


저의 최종 목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똑같아요. 씬을 책임지고 끌고 갈 로컬 디제이들을 후원하고, 더 많은 곡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그 일을 끝까지 지치지 않고 이어가는 게 저, 그리고 우리 디제이 코리아의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디제이 코리아 대표님께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퇴근 후 디제잉 인터뷰 시리즈는 앞으로 씬의 다양한 분들의 가감 없는 이야기를 전하는 창구로서 더욱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퇴근 후 디제잉] 페이스북 그룹: https://www.facebook.com/groups/afterworkdj/

[퇴근 후 디제잉]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channel/UCFEx0YLWzEY3tYgzbFLBwCA/featured

디제잉 가이드 북, [오늘부터 디제잉] 구매처 : Yes 24/교보/반디앤루니스/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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