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프로젝트 한 달 / 그땐 그랬지 025

by 회사원 장규일

목욕탕에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다 보면 어느새 탕의 온도가 식고 뿌옇게 더러워진다. 내 아버지는 그럴 때면 아무도 없는 탕에 홀로 들어가 밸브를 열고 바가지로 탕을 휘휘 저으셨고, 열기에 달아오른 빨간 손을 흔들며 내게 들어오라 손짓하시곤 했다. 어릴 적 나는 다시 뜨거워진 열탕에 들어가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추억 속 그 작업이 참 많은 걸 시사한다.

더럽혀지고 식어버린 열탕(조직)의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하기 위해선,

1) 누군가 그곳에 직접 뛰어들어 밸브를 열어 뜨거운 새 물을 받아야 하고,
2) 점점 뜨거워지는 물속에 손수 바가지를 넣고 휘젓어야 하며,
3) 부유물들을 수면 위로 띄워 올려 내보내고,
4) 온도가 오를 때까지 쉼 없이 움직여야 한다. 뜨거움을 참으면서.


이것도 탕의 온도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인데, 그 조치가 늦어 차갑게 식어버린 물은 결국 배수구 마개가 열림과 동시에 하수구 속으로 회오리를 그리며 사라지게 된다.

열탕도, 조직도, 개인도 더 늦기 전에 변해야 한다.

이번 주 휴일은 목욕탕에 가서 아버지처럼 바가지로 휘휘 열탕을 휘저어보고 싶다. ㅋ


#그땐그랬지 #열탕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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