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영상 콘텐츠

2019년 10대 사건 #005

by 회사원 장규일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서 내게 큰 영향을 주었던 사건이나 활동 10가지를 하나씩 적어보기로 한다.


5. 유튜브


‘어쩌면 나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없는지도 모른다.’


18년 즈음부터 주변에서 이른바 유튜브 바람이 불었고, 나도 그동안 오프라인과 책 등으로 이야기하던 콘텐츠들의 영상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설펐지만 휴대폰으로 찍어서 주에 2번씩 찍고 채널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고 다음 콘텐츠 기획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영상 편집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초보 1인 영상 편집자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 소모는 편집에서 발생한다. 가뜩이나 편집 프로그램이 제대로 손에 익기도 전이라 하나하나씩 익혀가야 하는 상황에 작업용 컴퓨터(내 경우에는 윈도 노트북)가 수차례 멈춰 서기 반복했다. 편집은 시간을 들이면 들일 수록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시간을 쏟아부었다.


찍었던 영상이 20편 정도 넘어갔을 무렵, 좀 더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당시 일일 1 영상 업로드가 대세가 되기 시작했고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매일매일 자신들을 갈아 넣으며 그럴싸한 이야기들을 더욱더 많이 풀어내기 시작했고, 여기에 나는 기존 채널과 별개의 채널을 만들어 매일 출퇴근 길과 일상 이야기, 책 소개 영상들을 찍어 올렸고 주말마다 페스티벌 장을 뛰어다니는 엠엔씨 아시아 채널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 번 했던 걸 똑같이 다시 하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는 내 특유의 귀차니즘도 여기에 한 몫했는데, 이를 극복하려면 갑절의 시간과 노동을 투입해야 하는데 퇴근 후 시간과 주말 시간을 쏟고 다른 일을 거의 못할 지경까지 갔었다. 못 해도 올 한 해 약 200여 편 가까운 영상 클립을 작업하거나 참여했던 거 같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점점 미니 삼각대는 어색해졌고(꼭 그럴 때 고장이 난다.), 편집 프로그램을 켜본지도 벌써 몇 주가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툭’하고 손을 놓아버렸다. 그렇게 난리 치며 불타오르던 영상 콘텐츠에 대한 내 열정은, 놀랄 정도로 빠르게 사그라들었고 만들었던 채널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거나 비공개로 돌린 채널도 생겼다.


왜 그랬을까?


회사 일이나 개인적인 일이 바빴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그보다는 영상 콘텐츠라는 극한의 소모성 활동에 나를 너무 급하게 막 써버린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아직 제대로 채워지지도, 잘 숙성되지도 않은 나라는 콘텐츠를 그냥 마구잡이로 쓴 결과 뭐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이 지치기만 한 것이다.


좀 더 채우고, 좀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제대로 된 기획을 위해 더욱더 고민했다면,

스스로 자신 없고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잠시 멈췄다면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2019년10대사건 #유튜브와영상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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