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대 사건 #009
2020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일주일도 더 넘었는데, 19년을 마무리하는 10편의 글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제일 풀어야 할 것들이 많은 주제 중에 하나여서 그런지 초안을 잡아놓고도 타이핑을 치기가 쉽지 않더라. 겨우 노트북을 열고 초안을 정리해본다.
9. 퇴근 후 디제잉, 잠시 멈춤.
결론부터 말하면 ‘퇴근 후 디제잉은 2019년을 끝으로 안식 일을 가질’ 예정이다.
15년 7월 문을 연 이후, ‘오늘부터 디제잉’ 출간하고 대한민국 1호 디제이 콘텐츠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MBC를 비롯해 조선, 중앙, 경향 일보 등 각종 언론 인터뷰와 강의 활동을 병행했고, MNC Asia 크리에이터 활동, 작년 ‘퇴근 후 디제잉 페스티벌’ 개최 및 브런치 북 ‘당신의 퇴근 후 디제잉을 위해’ 발간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퇴근 후 디제잉의 상표권 등록이 통과되어 곧 출원이 완료되는 데 직장인의 신분으로 디제잉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버라이어티 한 4년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돌이켜보면 재작년부터 힘이 좀 부치기 시작했고, 한계가 명확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부정하며 발버둥 치고 있는 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직장인으로서 한계가 보이기도 했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이 점점 오래된 구식이 되고 있단 느낌을 받으면서 이러다가 정말 ‘내가 왕년에 말이야..’하며 헛소리하는 ‘퇴물’이 되겠단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이제 오프라인에서 어떤 걸 기획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생겨버렸고, 스스로 만든 프레임에 갇혀 예전과 같은 발칙하고 기발한 무언가를 만들지 못한다는 게 기획자로서 안타까웠다. 돌이켜보면, 퇴근 후 디제잉 활동을 시작한 지 2년 차 정도 되었을 때 다음 그룹장을 뽑고 그 사람에게 이 역할을 넘기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거 같기도 하다. 한편으론 누가 자기 일처럼 이 커뮤니티를 챙겼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다행인 건 19년 퇴디페(퇴근 후 디제잉 페스티벌)를 통해 100여 명의 디제이들의 무대를 만들었고,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존나페에 세미나, 존나쎄에서 퇴근 후 디제잉에 대한 소회를 정리할 수 있었다는 거다. 퇴디페가 피날레였다면, 존나쎄는 일종의 에필로그라고 할까.
시대가 변하고 있다.
장비의 눈부신 발전과 디제잉 교육의 대중화로 디제잉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고,
조만간(?) 거품이 꺼질 거라고 그렇게 외쳤던 페스티벌 시장은 해가 다르게 커져가고 있다.
‘스트리밍 시대의 디제잉이란 과연 무엇일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것도 일종의 디제잉이 아닐까?’
‘해외에 직장인들도 퇴근 후에 디제잉에 열광할까?’
'……'
다시 처음이란 생각을 가지고, 퇴근 후 디제잉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 스스로 그 답을 찾을 때까진 안식일을 가져볼 생각이다.
다시 돌아올 때까지 다들 즐거운 퇴근 후 디제잉하시길!
#퇴근후디제잉_잠시멈춤 #2019년10대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