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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Sep 19. 2022

그릿 Grit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최근에, 번아웃을 경험했다. 나의 번아웃의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열심히 하면서도 성장은 없고, 작은 일에 쉽게 무너지고, 그리고 다시 열심히 하고... 이것의 반복의 고리를 끊고 싶어 "그릿"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은 데에는 신사임당이라는 유튜버의 영향이 크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데에는 자청이라는 유튜버의 영향을 받았다.


이 책에서 Grit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을 크게 세 가지로 말한다. 첫 번째는 분명한 관심사, 두 번째는 의식적 노력(질적으로 다른 연습), 세 번째는 높은 목적의식이다.  


이 책을 읽고 나의 분명한 관심사는 상담과 심리학이라는 것은 다시 한번 알아차렸으나, 나는 이것을 위해 의식적 노력과 높은 목적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의식적 노력이라는 측면이! 그래서 나에게 심리학과 상담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의식적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매일 책을 읽고, 매일 글을 쓰는 것이다.


오늘부터 시작이다!




"노력하는 사람, 꿈이 있는 사람,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는 개념들 중의 하나입니다.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지만 기술은 무수히 많은 시간 동안 다듬을 때만 향상됩니다."
"노력하지 않을 때 당신의 재능은 발휘되지 않은 잠재력일 뿐이다. 재능이 기량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노력은 재능을 기량으로 발전시켜주는 동시에 기량이 결실로 이어지게 해 준다."

천재를 동경했던 적이 있다. 사실 지금도 나는 천재를 동경한다. 선천적인 재능이 없는 내가 초라해 보이기도 했다. 이 글을 읽으며 예전에 봤던 한 영상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항상 전교 1등을 했던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자신이 어떻게 전교 1등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 학교에서 도서관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자 제일 늦게까지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노력도 재능이라는 말이 맞구나. 그런데 왜 나는 꾸준히 노력하는 끈기의 재능(Grit)이 없는 걸까?





앉으려고 애쓰는 아기나 걸음마를 배우는 돌쟁이를 한번 지켜보라. 실수하고 또 실수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기술 수준을 능가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해서 도전하고 많은 피드백을 받으며 배워간다. 감정적으로는 어떨까? 너무 어려서 직접 물어볼 수는 없지만 아직 할 수 없는 일을 시도하는 동안에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찾아온다. 아이들은 유치원에 입학할 무렵부터 자신의 실수에 어른들의 특정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한다.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해동하는가? 인상을 찡그린다. 얼굴도 약할 붉힌다. 자녀에게 달려가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지적한다. 그래서 어떤 가르침을 주는가? 부끄러움, 두려움 수치심이다.


수치심은 어떤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릿은 후천적으로 길러진다. 연습을 통해 그릿은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연습이 잘못되었구나. 나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의식적인 연습의 방법은,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 완벽한 집중과 노력,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방법을 통해 할 수 있다. 나는 상담과 심리학 분야에서 이런 연습을 하고 있었나. 자문하게 되었다. 강의를 준비하며 나는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었나... 나는 피드백을 받는 것을 두려워했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곧 나를 부정하는 것만 같아서이다. 심리학적으로 나의 이런 기제가 왜 드러나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나의 무의식은 "실수하면 어쩌지, 사람들이 싫어하면 어쩌지, 사람들의 동의하지 않으면 어쩌지"로 나를 꽁꽁 묶고 있었다. 내가 잘하고 싶은 일을 할 때마다 나는 나의 수치심을 만나기 싫어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수치심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나 스스로에게 긍정적일 말을 해주는 것이다(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다).

"더 큰 실수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이번 기회로 나는 내가 개선시켜야 할 부분을 찾았구나. 이 부분을 개선하면 더 좋아지겠지?"




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들, 즉 난관에 부딪치고 그에 맞서서 헤쳐나갈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위기를 잘 이겨냈을 때를 잠시 돌이켜 보라. 추측하건대 그때 달성한 목표는 어떤 방식이나 형태, 유형으로든 타인의 유익과 관련돼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내게 부족한 것은 이 강의가, 이 상담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이타적인 목적의식이 부족했다. 내가 못하고 내가 잘하는 단기적인 시각은 끈기 있게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한다. 오히려 쉽게 좌절하게 만든다. 강의를 준비하며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라기보다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까? 에 집중하다 보면, 말을 잘 못할 때마다 좌절한다.  상담심리학 공부를 하며 개인적인 지식을 채우는 것과 타인에게 나의 영향력을 넓히는 근시안적 목적에 두면, 행복은 그리 길게 가지 않는다. 상담을 하고 내담자가 나를 통해 삶이 변화했다고 말했을 때 헤아릴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나의 부족한 면을 채워, 더 많은 이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내면의 강한 동기와 열망이 생겼다.



며칠 전 산에 올라갔다. 아이들이 힘들어했고, 나 또한 오래간만에 산행이라 쉽지 않았다. 나는 아픈 허리가 좋아질 거다, 아이들이 정상에 올랐을 때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 가족의 그릿을 키우고 있다....라는 생각을 계속 품으며 걸어갔다. 그래서인지 산행의 매 순간이 무척 즐거웠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함께 노래 부르고, 정상을 이야기하며 올라갔다. 정상에 올랐을 때 우리는 행복했고, 나는 아이들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그 후로 아이들은 계속 산행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아이들 안에도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쌓였을 것이다.  



추신.

그릿에서도 나온 이야기이지만 그릿은 머리로 길러지지 않는다. 몸에서 길러진다. 아이들의 의지는 몸의 경험에서 나온다. 아이들의 의지가 유독 많이 발달하는 시기는 유아기와 아동기이다. 자연에서 뛰어놀고 많이 넘어지고, 흙과 풀과 물을 만지며 마음껏 노는 시간만큼 아이들의 의지가 자라난다. 그러나, 한국의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 한국의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 그릿이 자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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