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물놀이터
"따르르릉"
"물놀이터 몇 시부터 개장하나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합니다. 물놀이터 오시면 그 옆 키즈카페에서 입주민 확인과 함께 손목띠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12시 넘어 키즈카페로 오시면 됩니다."
김반장은 오늘 아침 핸드폰으로 날씨부터 살폈다. 혹시라도 비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비가 오거나 비예보가 있으면 오늘은 물놀이터 개장을 안 하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 기억해 보면 한 여름이라고 할 수 있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물놀이는 주변의 개울가에 가서 놀았거나, 아니면 집에서 큰 대야에 물을 받아서 놀았거나, 조금 호사를 부리면 야외 수영장에 찾아가서 하루를 재미있게 놀았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지어진 아파트 중에서 단지 내 놀이터 중 하나를 물놀이 시설을 할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드는 아파트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는 대부분 물놀이터라는 시설이 갖추고 있다.
물놀이터는 말 그대로 평소에는 어린이 놀이시설로 사용하다가, 7~8월 더위가 절정에 이를 때에 입주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로 놀이터에다 물을 받아서 초등학생이하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을 말한다.
오늘도 김반장은 어깨에 브로어(Blower) 한국말로 송풍기를 매고 물놀이터를 청소하고 있다. 한여름인데도 물놀이터 안에는 떨어진 낙엽이 가득하다. 특히 8월에는 주변에 배롱나무 나뭇잎이 특히 많이 떨어져 있다. 배롱나무를 한여름 7~9월에 100일 동안 꽃을 피운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하고 그 꽃도 빨강빛 나는 분홍색으로 예뻐서 한여름에 사랑받는 꽃이다. 하지만 물놀이터 앞에 있는 배롱나무는 꽃은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주임님 오늘은 이 나무에도 바람을 좀 불어야겠어요. 바람 불면 물놀이터로 나뭇잎이 다 떨어져요"
"김반장 적당히 하고 물 받자고. 일주일에 3번씩이나 불어대서 별로 더럽지도 않아"
"네 거의 다 했어요. 주임님 여기는 송풍기로 나뭇잎이 안 쓸려요. 빗자루로 쓸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송풍기로 청소하는 것 사진 찍어 주세요! 나중에 또 송풍기로 청소를 했느니, 안 했느니 그럴 수도 있어서 증거사진을 남겨놔야 해요"
"다음 주에는 내가 할 테니까. 돌아가면서 하자고"
물놀이 시설은 단지 물만 채우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동작하는 물놀이기구들이 있어서 그것들도 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이 거의 다 차오르면 물놀이기구를 동작해 보고 정상작동하면 물놀이터 개장 준비가 끝난다.
"주임님 물 받을게요"
뜨거운 여름 12시에 개장을 해도 시작할 때는 3~4 가구 정도 나와서 물놀이를 시작하지만 오후 3시가 넘어가면 꽤 많은 입주민들이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한여름을 즐긴다.
"따르르릉"
"반장님 물놀이터에서 아이가 넘어져서 다친 것 같아요.. 이쪽으로 와주세요"
오늘 물놀이터 당직근무자인 박상희서무주임이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주임님 아이가 다쳤데요. 물놀이터로 가볼게요"
김반장은 구급상자를 챙겨 물놀이터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