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실입니다.(14)

14화 - 물놀이터-2

by Raindrops

김반장이 물놀이터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어 있었다. 아이는 3살쯤 돼 보였다. 아이는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물놀이터의 물 높이가 20~30cm 정도밖에 안 되는 아이들 기준으로 무릎까지도 오지 않을 정도로 물 높이가 낮기 때문에 사고라는 것이 뛰어다니다가 아이들끼리 부딪친다거나, 물놀이 시설에 부딪친다거나 하는 충돌이나 접촉사고 또는 넘어져서 다치는 사고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린이 놀이터로 이용하던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놀이기구는 어린이가 다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물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박주임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넘어져서 물을 좀 먹었다는 것이다.


"관리소에서 안전관리 안 하고 뭐 하시는 거예요? 안전관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은 있는 건가요? 이 물은 깨끗한 건가요? 여기저기 낙엽이 떠다니는데 청소는 하나요?"


"네 제가 안전관리 교육을 받고 여기서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놀이를 하기 전 항상 청소하고 깨끗한 물로 다시 받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아이가 물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진 것이 관리실의 잘못도 아닌데 뭘 가만있지 않겠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관리실 직원이라는 이유로 그냥 들어야 하는 이야기였다.

이런 문제를 대비해서 관리실 직원 중에 몇 명이 안전교육을 받았고, 박주임은 그중에 한 명이었다.


"그래도 다친 데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정말 많이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요"


"그러게요. 물놀이터가 생기고 나서 신경 써야 할 일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이제 며칠만 더 하면 되니까. 그때까지 아무 일도 안 생기길 바라야죠. 그럼 수고하세요."


김반장은 상황을 확인하고 다시 관리실로 돌아왔다. 김반장은 물놀이터를 운영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 생각해봤다. 물놀이터는 일주일에 3번 운영한다. 아무리 작은 놀이시설이라고 해도 바닥에 물을 채우는 물의 양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3번씩 물을 채우면 공용 부분의 상수도 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놀이시설을 운영하려면 전기요금도 발생하게 된다. 물론 상수도, 전기 요금 등 모든 공용 부분에 대한 요금으로 전체 세대에 1/N로 나누어져 관리비로 부과된다. 그렇다면 물놀이터를 이용하지 않는 세대는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왜냐하면 물놀이터를 이용하는 세대는 전체 세대의 10%밖에 안된다. 그렇다면 90%는 10%를 위해 물놀이터 이용에 대한 관리비를 공동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모든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서 진행하는 것일까? 그래서 어떤 아파트는 물놀이터를 이용하는 입주민에게 입장료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반장은 오후 5시가 되어서 물놀이터로 다시 갔다.


"물 빼겠습니다. 20분 정도 걸리니까,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반장은 급수밸브를 잠그고 배수밸브를 열었다. 배수구로 물이 시원하게 쏟아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