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실입니다.(9)

9화 : 문 좀 열어주세요(2)

by Raindrops

5층으로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데 텅! 텅! 하는 소리가 동 전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지금 밤 12시가 넘었어요! 어르신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문이 안 열려서 문을 부수고 있는 중이야"


저녁 무렵 오셨던 비번을 잊어버려 문을 열지 못했던 그 어르신이었다. 8월 초 열대야거 지속되고 있었고 아파트 복도의 온도는 30도가 넘었다. 어르신은 웃통을 벗어 러닝차림이었고, 손에는 커다란 돌멩이를 들고 도어룩을 내리치고 있었다. 이미 도어록은 반쯤 망가져있었고, 문옆에는 가위에 긁힌 상처가 문에 있었다.


"어르신 이제 그만하셔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하시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어요"


어르신은 김반장의 얘기를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돌멩이로 도어록을 내리쳤다.


"아 이제 못하겠어. 좀 쉬었다 해야겠어"


갑자기 힘들었는지 어르신은 돌멩이를 내려놓고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어르신 여태 집에 못 들어가셔서 이러고 계신 거예요? 지금은 그냥 관리사무실에 가서 주무시고 내일 OO도어록에 전화해서 열어달라고 하시면 어떨까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나는 집에 들어가서 자야지... 내 집 놔두고 어디서 가서 잔단 말인가"


"돌멩이로 처서 도어록을 부셔도 안 열릴 것 같아요. 혹시 여기 있다가 아프시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관리실로 가서 쉬세요"


어르신은 옷이 전부 땀에 젖어 있었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힘들어 보였다. 김반장을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오주임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임님 어르신께서 돌로 문을 부수고 계십니다. 돌로 도어록을 치는 소리가 나서 민원이 들어온 거예요. 그만하시라고 해도 계속하신다고 하시고, 관리실에 가서 주무시자고 해도 안 가신다고 하세요. 어떻게 할까요?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요?"


"신고하는 건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김반장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경비실로 갔다. 경비반장님은 나이가 있으시니까 그 어르신 하고 얘기하다 보면 해결방법이 나올 수도 있을까 해서 경비실로 찾아갔다.


"경비 반장님 오늘 집에 못 들어가신 그 어르신 좀 전에 민원전화 온 그 옆집, 돌멩이로 도어록을 치고 계셔서 소리가 난 거예요. 반장님이 가서 관리실에서 주무시고 내일 처리하자고 말씀 좀 해주세요. 제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듣지를 않으세요"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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